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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니 샌더스 미 연방상원의원 (AP=연합뉴스) |
미 위스콘신 모의투표서 샌더스 약진, 힐러리와 8%p차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위스콘신 주 민주당 대선후보 모의투표에서 진보진영의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73·무소속·버몬트)이 괄목할만한 득표율로 힐러리 클린턴(67) 전 국무장관의 단독 질주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 의회전문지 '더 힐'과 정치전문지'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위스콘신 주 최대도시 밀워키에서 실시된 민주당 비공식 예비선거 '스트로폴'(Straw Poll) 에서 '대세' 클린턴 전 장관이 득표율 49%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샌더스 의원이 41% 지지를 얻으며 2위에 올랐다.
조 바이든 부통령과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각각 3% 득표로 공동 3위에 그쳤고, 이어 짐 웹 전 버지니아 연방상원의원(2%)과 링컨 채피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1%)가 그 뒤를 이었다.
스트로폴은 '지푸라기(straw)를 날려 바람의 방향을 확인한다'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구속력 없는 인기투표에 가깝지만, 여론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더 힐은 "깜짝 놀랄 일은 샌더스 의원의 약진"이라면서 샌더스 의원이 지난 4월 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 클린턴 전 장관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각된 일은 드물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도 "이번 투표에서 샌더스 의원이 파괴력 있는 2위를 차지하면서 클린턴 캠프에는 '일시멈춤'을 샌더스 의원 캠프에는 '희망'을 안겼다"며 "샌더스 의원에게 매우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했다.
이어 샌더스 의원이 예비선거 첫 개최지인 아이오와 주(코커스)와 뉴햄프셔(프라이머리)에서 개최한 타운홀 미팅(유권자와의 정책 대화)은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샌더스 의원이 대선 출마 선언 2주 후부터 클린턴 전 장관과의 격차를 조금씩 줄여가고 있고, 민주당 내 '진보 아이콘'인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연방상원의원이 2016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워런 지지자들이 샌더스 측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선까지 아직 수개월이 더 남았고 일부 여론조사 결과로는 클린턴과 샌더스의 격차가 최대 50%p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위스콘신 스트로폴 결과는 진보진영의 저력을 보여주었고 이것이 클린턴에게 도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더 힐은 노조에 대한 샌더스 의원의 적극적 지지 입장이 이번 결과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며 공화당 소속 스캇 워커 주지사 주도로 반(反)공무원 노조법이 만들어지고 민심이 양극화된 위스콘신 주 정치 상황을 설명했다. 2011년 공무원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주민 소환 위기까지 몰렸던 워커 주지사는 2016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은 미국 상원에 2명뿐인 무소속 의원이다. 그는 양당 정치체제가 공고한 미국 의회에서 25년째 무소속으로 활동해왔다.
진보진영으로부터 민주당 경선에 나서라는 요구를 받아온 샌더스 의원은 "'큰손'들로부터 정치자금을 지원받는 민주당은 노동자와 중산층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기 어렵다"며 고심하다가 무소속으로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고 민주당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샌더스 의원은 버몬트 주 최대도시인 벌링턴 시장(1981~1989)과 연방 하원의원(1991~2007)을 거쳐 2007년 상원에 입성했다.
그는 소득 불평등 해소와 노동자·중산층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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