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재직한 86세 미국 의회도서관장 퇴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지난 28년 동안 미 의회도서관을 이끌어온 제임스 빌링턴 관장이 내년 1월 1일 자로 사임한다고 미 일간 워싱턴 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86세인 빌링턴 관장은 지난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제13대 관장으로 임명돼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왔다.
미국 의회 도서관은 1800년에 설립돼 문화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관장은 정년이 없는 종신직으로 여겨진다. 전임 관장 12명 중에 새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사퇴한 관장은 2명밖에 없다. 그 마지막 사례는 1861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취임 때였다.
빌링턴 관장은 1950년 프린스턴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장학생으로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 육군에서 복무한 뒤 하버드, 프린스턴대에서 러시아 역사를 가르쳤고 1973년에는 사회과학 연구단체인 우드로윌슨센터 소장에 임명됐다.
빌링턴은 도서관장 취임 후 1990년대에 교사들에게 사료를 콤팩트디스크(CD)에 담아 나눠주는 사업을 펼쳤다. 이 사업은 나중에 국가디지털도서관의 설립으로 발전했다. 의회 법안이나 소위원회 활동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활동 덕분에 의회 도서관을 국민의 도서관으로 발전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디지털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최근 들어 도서관의 전산에서 기술적 문제가 자꾸 불거졌다.
WP는 도서관의 기술적 실패 때문에 수백만 달러의 국고를 낭비했다는 감사 지적이 나오자 빌링턴 관장이 물러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빌링턴 관장은 "은퇴 생각이 없느냐는 말을 그간 많이 들었지만 내 대답은 언제나 '글쎄 별로'였다"며 "도서관은 그냥 나의 직업이 아니라 나의 삶이었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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