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스텔바쟉 "예술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도구"

편집부 / 2015-06-11 13:25:19
佛 작가 겸 디자이너, 아시아 첫 전시회


까스텔바쟉 "예술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도구"

佛 작가 겸 디자이너, 아시아 첫 전시회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예술은 소수 콜렉터(수집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사회를 발전시키는 도구입니다"

11일 아시아에서 첫 전시회를 열기 위해 한국을 찾은 프랑스의 팝 아티스트 겸 디자이너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Jean-Charles de Castelbajac·65)은 전시회와 의류 제품 등을 통해 서울 시민들을 만날 수 있어 기쁘다고 연거푸 강조했다.

1983년부터 서울을 찾았다는 그는 이제 서울이 이국적이기보다는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굳이 서울에서 첫 전시회를 연 이유에 대해 그는 "창작 활동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환영이 크다"며 "제가 항상 추구하는 '예술과 패션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이 서울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쟉이 인기를 얻고 있는 서울에서, 청년층에게 영감을 얻은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에 내놓는다.

서울의 대학생들이 대략 25㎡ 크기에 자취방에서 생활한다는 이야기를 드는 그는 같은 크기의 캔버스를 주문해 사흘간 그림을 그렸다.

유럽의 귀족 가문에서 사용하는 문양을 그리고 그 가운데 컴퓨터 등 현대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추가해 기존의 귀족 계급 대신 새로운 형태의 문화가 생겨났음을 표현했다.

이렇게 탄생한 그림이 바로 '새로운 귀족'을 뜻하는 '뉴빌리티'(newbility·new+nobility)다.

까스텔바쟉은 "서울의 자취방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으로 큰 캔버스 위에서 그림을 그렸다"며 "뉴빌리티는 바로 '사회의 진화'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터진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소울 탱커'(Soul tanker)도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한다.

이 작품에는 'SOUL'(소울·영혼)이라는 글귀가 쓰인 화물선이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고, 화물선에 담겨 있는 컨테이너 상자에는 평화(peace)와 어머니(mother), 추억(memories) 등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가치들이 표현돼 있다.

'소울'이라는 단어는 '서울' 또는 '세월'호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기자의 언급에 그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귀를 항상 열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림에는) 슬픈 사건에 대한 감정도 분명히 드러나 있다"며 "다만, 단순히 한 사건이 아니라 모두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작품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뒤 20대부터 창작 활동을 해온 그는 디자이너로도 활동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영화배우 우디 엘런과 가수 레이디 가가·비욘세의 무대 의상부터 교황과 추기경을 위한 미사복까지 경계를 넘나드는 의상을 만들어왔다.

2002년 프랑스 정부에서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고, 세계 최고 권위의 전시장인 런던 빅토리아앤앨버트 박물관과 파리 국제현대예술박람회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친가가 귀족 가문이지만 그의 예술과 디자인은 대중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팝 아티스트 키스 헤링과 친분이 깊었던 그는 "키스 헤링과 나는 대중화되지 않는 예술은 예술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며 "예술은 몇몇 돈많은 콜렉터의 소유물이 아니라 사회를 발전시키는 도구로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스스로를 '팝 바이러스'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