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 결핵균 옮아 숨진 교정공무원…"공무상재해"
폐결핵 의심 재소자 가래·타액 채취…법원 "공무수행 중 감염 인정"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폐결핵 의심 재소자의 가래 등 분비물을 채취해 검사를 의뢰하는 업무를 수행하다 폐렴에 걸려 사망한 교정공무원에게 공무상 재해가 인정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반정우 부장판사)는 A씨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장의비 지급 소송에서 유족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2001년부터 교도소 의료과에 근무한 A씨는 폐결핵 의심 재소자의 가래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하는 업무를 하다 2012년 6월 결핵성 늑막염에 걸렸다.
이어 7월엔 늑막에 혈액암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치료를 마친 이듬해 4월 폐렴 진단을 받고 두 달 만에 사망했다.
A씨의 유족은 공무원연금공단에 유족급여를 신청했으나 공단은 "직접 사인인 혈액암과 업무와의 관계가 불명확하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유족은 "결핵성 늑막염 발병 당시 잠복한 결핵균이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약해지자 폐렴이 돼 사망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재소자의 가래로 감염된 결핵은 공무상 질병"이라며 "망인은 공무수행 중 감염된 결핵균으로 유발된 폐렴 때문에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공단은 유족이 애초 사인을 혈액암으로 적어 급여를 청구했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사망과 공무의 인과관계만 있으면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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