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보건소 메르스 의심징후 공무원 대처 소홀·은폐 의혹

편집부 / 2015-06-11 11:43:56
의심 증상 공무원 "8일 삼성서울병원 방문 보건소에 신고…그냥 돌려보내"
△ 출입통제한 진천군청 (진천=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충북 진천군은 10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이는 공무원이 근무한 부서 직원들을 모두 격리조치하고 해당 사무실의 출입을 통제했다.

진천군보건소 메르스 의심징후 공무원 대처 소홀·은폐 의혹

의심 증상 공무원 "8일 삼성서울병원 방문 보건소에 신고…그냥 돌려보내"



(진천=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충북 진천군 보건소가 지난 10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인 공무원 A씨가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왔다는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으며 이런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진천군은 지난 10일 오후 공무원 A씨가 발열 등 메르스 의심 징후를 보여 정밀검사에 들어갔다고 공식 발표했다.

진천군은 A씨가 지난달 28일 지병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장인을 병문안했으나 이런 사실을 보건소 등 관계기관에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이런 진천군의 발표 내용을 정면 반박했다.

지난 7일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을 정부가 공개한 것을 보고 이튿날인 8일 진천군 보건소를 방문, 이런 사실을 신고했으나 보건소측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8일 오후 3시께 보건소를 찾아가 장인 문병을 하느라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왔다고 알렸다"며 "이때 보건소 직원이 발열 등 증상이 없으면 별문제가 없다면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A씨는 "보건소를 다녀온 뒤 이틀 뒤인 어제(10일) 오전에 열이 나서 오전 10시와 11시 두 차례에 걸쳐 보건소에서 체온 측정을 한 뒤 충북대병원으로 옮겨져 정밀검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천보건소 측은 A씨가 보건소를 방문했던 내용에 대해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심지어 A씨의 의심 증상이 확인된 후 메르스 상황을 지휘했던 진천군 행정과에서도 이를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과의 한 관계자는 "A씨가 사전에 보건소를 방문해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것을 신고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진천군 보건소는 A씨가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 가운데 한 곳인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사실을 알고도 초동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이런 사실을 군청에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A씨가 장인을 문병한 곳이 메르스 환자가 있던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이 아니라 중환자실이었고, 특별한 증상도 없어 자가 격리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만일 A씨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파급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진천보건소 측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 A씨는 장인의 장례를 마친 뒤 지난 3일부터 출근해 아무런 통제도 없이 군청에서 근무하고, 일상생활을 했다.

심지어 하루에 평균 400명이 넘는 주민이 출입하는 수영장에서 수영까지 했기 때문에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A씨의 의심증상이 발견된 지난 10일 같이 근무했던 공무원 등 40여 명과 당일 수영장을 갔던 주민 170여 명이 격리조치됐다.

이에 대해 진천군의 한 주민은 "메르스 때문에 나라 전체가 비상사태에 들어갔는데 방역을 책임져야 할 보건소가 이렇게 허술하게 대처한다면 누구를 믿고 생활할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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