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단오제, 너마저…"…6월 축제판 썰렁
메르스 여파로 대부분의 축제 취소·연기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6월 축제로는 초유의 사태다. 축제의 씨가 말랐다. 세월호 참사를 겪었던 지난해도 이러지는 않았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신명과 어울림의 한마당인 축제마저 숨통을 죄고 있다.
메르스 충격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축제 찾기가 급격히 힘들어졌다. 6월은 본래 5월과 7월에 비해 축제가 적은 달. 여기다 메르스 광풍까지 몰아닥쳐 축제 예정 현장들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강릉시와 강릉단오제위원회는 16일부터 23일까지 예정했던 2015 강릉단오제를 메르스 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해 취소한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천 년 축제 강릉단오제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은 물론 사스, 구제역, 세월호 사건 등 온갖 난국에도 끊임없이 이어졌으나 이번에는 메르스에 그만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금년은 강릉단오제(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 이에 따라 주최측인 강릉시는 청소년이 참가하는 일부 행사만 취소한 채 축제를 진행하려 했으나 메르스가 지역사회에 미칠 파장 등 우려 의견이 많아 결국 물러서기로 했다.
취소된 단오제 행사는 강릉뿐 아니다.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로 예정됐던 영광 법성포단오제를 비롯해 전주단오제, 경산자인단오제, 수원 영통청명단오제 등도 모두 중도 무산됐다. 올해는 전에 없이 전국적으로 축제 없는 단오절을 보내게 된 것. '수릿날'이라고도 하는 단오(음력 5월 5일)는 여름철 명절 가운데 가장 먼저 맞이하는 축제일로, 올해는 이달 20일이 바로 그날이다.
6월 최대 축제로 꼽히는 서산의 한산모시문화제(11~14일 예정)가 메르스 장벽에 막혀 열리지 못하게 된 점도 아쉽다. 올해로 26회째를 맞은 한산모시문화제는 정부에 의해 금년의 '문화관광축제' 중 '우수축제'로 선정된 바 있다. 6월에 개최되는 유일한 문화관광축제인 것.
이와 함께 임진왜란 때 적군을 상대로 거둔 첫승을 기념하는 옥포대첩기념제전도 메르스 격랑을 만나 좌초했고 '증평 들노래 축제', '신안병어랑 농수산물 장터축제', '당진 해나루 황토감자축제', '묵호항 싱싱 수산물 축제', '고창 복분자와 수박축제', '서산 팔봉산 감자축제', '한산도 바다체험축제' 등 또한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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