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차세대 '글로컬 코리안'으로 교육해야"

편집부 / 2015-06-11 06:55:00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 교수 "다문화 시민교육" 강조

"재일동포 차세대 '글로컬 코리안'으로 교육해야"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 교수 "다문화 시민교육" 강조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재일동포 차세대를 한·일 간 가교 구실을 하고 지구촌 시대를 주도하는 리더로 육성하려면 내셔널리즘이 수반되는 '국민교육'만 해서는 안 됩니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살아가야 하므로 양국의 역사와 문화를 고루 배울 수 있는 독자적인 교육과정과 교과서 개발이 필요합니다."

2013년부터 일본 도쿄 제2 한국학교 설립 연구 프로젝트팀에 참가한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 교수는 최근 바람직한 한국학교 교육 방향을 담은 논문 '재일동포 교육을 통한 글로컬 코리안 육성 제안'을 발표했다.

'글로컬'(glocal)은 국제(global)와 현지(local)의 합성어로 지역 특성을 살린 세계화를 뜻한다.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 수도권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 동포는 2013년 기준으로 17만 3천여 명이고 이 가운데 학령인구가 1만 5천여 명에 달한다. 그런데 이들을 수용할 학교가 도쿄 한국학교 한 곳뿐이어서 정원 이외의 학생들은 할 수 없이 국제학교나 일본 학교를 다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등 재일동포 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여 도쿄에 제2 한국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한쪽으로 치우진 민족주의 교육은 자민족중심주의로 흐를 수 있어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앞으로 한·일 사회를 드나드는 인재로 활동할 가능성이 작아진다"면서 "교육을 통한 정체성 확립도 중요하지만 '한민족'의 뿌리 위에 다문화를 수용하는 세계인의 시각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균형 잡힌 재일동포 차세대 교육을 위해 필요한 요소로 ▲재일동포를 위한 독자적 교육과정과 교과서 개발 ▲재일동포 교육에 필요한 교원 양성 프로그램 다양화 ▲일국(一國)주의 입장을 염두에 둔 역사교육으로 구미 중심 세계사가 아닌 보편적 인류사 수업 ▲상호 교류와 동반 발전을 도모하는 균형 잡힌 한·일 관계 인식과 본국 분단 완화에 앞장서는 역할 인식 등을 꼽았다.

그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체성을 함양하는 '민족교육'을 펼칠 때 학생들이 과거 고국을 식민 지배했던 일본이란 특수 공간에 놓여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끝나지 않은 과거사 청산과 역사 문제, 헤이트스피치 등 우경화로 말미암은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이 생존권 위협으로 다가오는 동포 사회의 현실을 참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서 일시적으로 파견한 교사들에 의해 애국·동화주의 민족교육만 강조하면 태어나서 자란 일본에 대한 부정적·배타적 감정이 고조돼 일본과의 가교 역할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며 "동포사회를 아는 교원 양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재일동포 출신으로 일본인도 인정하고 존경하는 프로레슬러 역도산이나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처럼 '국민'의 틀을 넘어서 인재가 더 나올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그런 교육이 이뤄진다면 지금 재일동포가 겪는 정체성의 위기나 생존권의 위협이 오히려 더 큰 발전으로 나아가는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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