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썰렁한 장터 (옥천=연합뉴스) 10일 '오일장'이 선 충북 옥천장터가 메르스 여파로 꽁꽁 얼어붙어 썰렁하다.2015.6.10 bgipark@yna.co.kr |
메르스 한파 덮친 옥천…시끌벅적 시골 5일장 풍경 '실종'
시장·음식점 텅텅 비어…"손님, 평소 10분의 1 수준"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메르스 위력이 정말 대단하구먼…. 장사는 고사하고 사람 구경하기도 힘들 지경이여"
10일 '오일장'이 선 충북 옥천장터에서 좌판을 펴놓고 생선을 파는 김모(53)씨는 시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장날이면 으레 물건을 흥정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했던 장터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따금 지나가는 행인들도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종종걸음을 재촉했다.
김씨는 "옥천장은 그래도 규모가 커 하루 1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곳"이라며 "오늘 손님은 평소의 10분의 1에도 못미쳐 교통비를 건지기도 힘들 판"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충북의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옥천지역 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지난 8일 메르스 판정을 받은 환자가 이틀만인 10일 새벽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은 바깥 출입을 삼간 채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는 등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장터 인근서 약국을 운영하는 박모(45)씨는 "메르스 환자가 동네병원을 드나들었다는 소식에 웬만큼 아파서는 병원이나 약국알 안 가는 분위기"라며 "장날이라 시골에서 많이들 올텐데 오늘은 환자가 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음식점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 지역서 제법 이름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진모(66)씨는 "어제 저녁 4건의 단체 예약이 취소됐고, 오늘 점심에도 고작 세팀만 다녀갔다"고 전했다.
진씨는 "공무원조차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저녁 약속을 피하는 분위기여서 지역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고 진단했다.
방역당국은 그러나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위험군'을 모두 격리 조치했고, 복지관과 수영장 같은 다중이용시설도 폐쇄한 만큼 확산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시민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옥천군보건소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반이 80명의 접촉자를 찾아내 격리시켰고, 발열 증세를 보이던 3명의 접촉자도 모두 음성판정이 났다"며 "전파 경로가 모두 차단된 만큼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만 신경 쓰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지나친 불안감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환자와 여러 차례 접촉한 가족이나 의료진도 아무런 이상증세를 보이지 않았다"며 "방역당국이 최일선에서 경계태세를 구축한 만큼 지나친 걱정을 접고 위생관리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