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힘들고 차가운 외부 시선 있어도'…음압병실 지킨다

편집부 / 2015-06-10 18:15:27
메르스와 사투 의료진 "매우 안전한 상태에서 환자 진료"
병원이 '전염의 온상' 시선 안타까워
△ 인적드문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메르스 중앙거점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몸 힘들고 차가운 외부 시선 있어도'…음압병실 지킨다

메르스와 사투 의료진 "매우 안전한 상태에서 환자 진료"

병원이 '전염의 온상' 시선 안타까워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음압 병실 안에서 보호장구의 공기 흐름 조절 배터리가 약해지거나 숨 쉬는 통로인 공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우주에서 생명줄이 끊긴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10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만난 조준성 호흡기센터장과 김가연 감염내과 전문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음압 병실에서의 불안감을 이렇게 전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날부터 메르스 환자만 받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메르스 감염병관리 중앙거점 의료기관으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곳에는 현재 8명의 메르스 환자가 있다.

감염내과·호흡기내과·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의 17명으로 구성된 메르스 태스크포스가 간호사 40여명과 함께 5개 음압 병실(공기 중 바이러스가 밖으로 못 빠져나게 설계된 특수 격리 시설)에서 24시간 환자들을 돌본다.

조 센터장은 "지난달 20일부터 22일째 하루도 쉬지 못하고 근무하고 있다"며 "평소에도 밤 11시, 12시께 퇴근하고 사흘에 한 번씩 야간 당직을 서는데 다음날 퇴근을 못해 사실상 48시간씩 일한다"고 말했다.

감염을 막기 위해 음압 병실에 들어갈 때 입어야 하는 보호장구는 무겁고 불편하다.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져 베테랑 의사들도 시술에 어려움을 느끼고 한두 시간이 지나면 온몸에서 땀이 비 오듯이 난다.

탈진해 실려 나오는 의사도 있어, 평상시 교대 시간인 8시간의 반도 안 되는 3시간 정도밖에 진료하지 못한다.

김 전문의는 "보호장구를 입고 벗는 데 15분씩 걸리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힘든 근무에 몸살 증세를 보이는 등 아파서 쓰러지는 의료진도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불편한 보호장구를 입으면서도 감염에 대한 걱정은 여전하다.

특히 이러한 전염병 사태를 처음 맞이하는 젊은 의사들은 베테랑 의사들이 앞장서기 전에는 병실에 들어오는 것조차 꺼렸다.

환자를 간호하기 위해 직접 접촉해야 하는 간호사들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시간도, 병실에 들어가는 횟수도 의사들보다 더 많으니 건강에 대한 우려가 크다.

김 전문의는 "인공 삽관을 했을 때 환자의 분비물이 얼굴 쪽으로 튀면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기기가 작동을 안 하는 것은 아닐까', '숨 쉬는 통로인 공기관에 문제가 생겼으면 어떻게 하나'하는 우려가 덜컥 든다"며 "신발에 분비물이 묻었을까 봐 신발을 버리고, 아예 모든 복장을 버릴 수 있는 것으로 착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치료하지 않을 때도 진료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의 회의가 이어져 의료진은 눈코 뜰 새가 없다.

이처럼 피곤과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전염의 온상'이라며 병원을 바라보는 외부의 차가운 시선에 의료진은 기운이 쭉 빠진다.

자녀가 있는 의사의 경우 부인 혹은 남편으로부터 자녀한테 가까이 가지 말라는 얘기를 듣는다.

메르스 환자가 있는 의료기관에서 근무한다는 이유로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말라는 전화를 받기도 한다.

조 센터장은 "일이 힘든 것은 이제 많이 적응이 됐는데 이러한 외부 시선이 더 힘이 들 때가 있다"며 "의료진이 매우 안전한 상태에서 환자들을 치료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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