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자 3천명 넘어…삼성서울병원 의사 등 11명 환자 상태 불안정
경기도 유치원·학교 두곳 중 한곳 '휴업 중'…WHO 조사단 '수업재개' 권고

메르스 환자 108명·사망자 9명…"격리자 모두에 생계자금"
삼성서울병원 감염자 47명으로 증가…모두 같은 환자에게서 감염
격리자 3천명 넘어…삼성서울병원 의사 등 11명 환자 상태 불안정
경기도 유치원·학교 두곳 중 한곳 '휴업 중'…WHO 조사단 '수업재개' 권고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하채림 전명훈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10일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2명 늘어 모두 9명이 됐다.
메르스로 격리된 사람은 처음으로 3천명을 넘어섰으며, 정부는 사실상 격리자 모두에게 생계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휴업에 들어간 학교의 수가 늘어 경기도의 경우 유치원과 학교 절반이 휴업 중이었지만 한국에서 현장 조사 중인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은 수업을 재개할 것을 권고했다.
◇ 환자 13명 늘어…삼성서울병원 감염 환자 발생 증가세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96~108번 환자 등이 유전자 검사에서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아 환자수가 13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중 96~105번 환자는 지난달 26~27일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무를 때 이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는 하루 전에는 3명만 늘었지만 이날 10명이나 추가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106번 환자(60·여), 107번 환자(64·여)는 각각 건양대병원, 대청병원에서 16번 환자(40)와 접촉한 전문 간병인이다. 지금까지 간병인 중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은 54번(63·여), 85번(66·여), 93번(64·여) 환자를 포함해 모두 5명이 됐다.
108번 환자(32·여)는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아버지를 간호하다가 15번 환자(35)와 접촉했다.
현재까지 병원별로 메르스 환자가 감염된 건수는 삼성서울병원이 47건으로 가장 많고 평택성모병원 36건, 건양대 병원 9건, 대청병원 8건, 한림대동탄성모병원 3건, 서울아산병원 1건으로 집계됐다.
환자가 늘어나면서 메르스 환자가 거쳐간 병원도 새로 추가됐다. 이 중에는 이대목동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서울 대형병원도 포함돼 있다.
전날 국내 최초로 임신부로 감염이 의심됐던 40대 삼성서울병원 환자는 당초 병원이 실시한 첫 검사에서는 양성 판정이 나왔지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실시한 두번째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내려져 재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90번 환자(62)·76번 환자(75·여)가 치료 도중 숨져 전체 메르스 사망자는 9명으로 늘어났다. 두 환자는 알코올성 간경변·간암 병력과 다발성 골수종 병력을 각각 가지고 있었다.
◇ 격리자 3천439명…11명 상태 불안정·4명째 완치 판정
확진 환자 수 증가와 함께 이날 오전 메르스 격리자 수는 전날보다 547명 증가해 3천439명으로 늘었다.
기존 '슈퍼전파자'이던 1번 환자(68)와 14번 환자 외에도, 6번 환자(71·여)와 15번 환자(35) 등 새로운 3차 감염 전파자가 확인되면서 격리자 수가 늘었다.
34번 환자(25·여)가 퇴원하면서 메르스가 완치돼 퇴원한 사람은 4명으로 늘었지만 확진 환자 중 11번, 23번, 24번, 28번, 35번, 42번, 51번, 58번, 74번, 83번, 94번 환자 등 11명은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한편 방역당국은 메르스 확진환자, 의심환자, 일반 환자가 각각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방식의 메르스 대응 의료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음압격리실에서 중증 확진환자를 진료하는 대학병원급 '치료병원' 16곳과 중증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병원급 '노출자 진료병원' 32곳을 운영할 방침이다. 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거나 거쳐가지 않은 병원 중 '안전병원'을 지정해 메르스가 종식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민관종합대응 태스크포스(TF)와 함께 이날 하루 동안 전국 모든 병원에 입원 중인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메르스 의심환자를 가려내기 위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정부는 격리대상자 모두에게 긴급 생계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경환 총리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격리자의 생계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모든 입원 환자·격리자에 긴급생계자금을 지원하고 '아이돌봄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총리대행은 이어 "메르스 관련 진료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중소 의·병원에는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경기도 유치원·학교 절반 휴업…대통령 방미 취소
메르스 확산과 함께 휴업 중인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수도 증가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휴업중인 유치원·학교는 전날 오후 2천208곳보다 268곳 늘어난 2천474곳이었다.
휴업 중인 유치원·학교는 경기도가 가장 많았다. 경기도 내 4천505곳 중 50.9%인 2천295곳이 휴업 중이었다. 전날보다 49곳이 늘어난 것으로, 지난 2일 휴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휴업 유치원·학교는 경기도 다음으로 서울이 345곳으로 많고 대전 210곳, 충남 88곳, 전북 88곳, 충북 29곳, 강원 3곳, 경남 1곳 순이었다.
휴업 학교가 늘고 있는 가운데 WHO조사단으로부터 메르스 확산과 학교가 연관이 없는 만큼 현재 전국 각지에서 휴업하는 학교에 대해 수업 재개를 '강하게 고려'(strong consideration)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한국-WHO 합동 조사단은 이날 우리 보건 당국에 전달한 '첫 번째 한국 정부 권고사항'에서 "한국에서든 다른 국가에서든 학교가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파와 관련이 있었던 적이 없었다"며 이처럼 밝혔다.
메르스 유행의 여파로 인해 이날도 사회 전반이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세계 2위 크루즈선사인 로얄캐리비안크루즈 소속 '퀀텀 오브 더 시즈호'와 이탈리아 국적 크루즈 '코스타빅토리아호(7만5천t급)'가 인천 기항을 취소 통보했다.
강릉시는 16~23일 개최 예정이던 2015 강릉단오제를 취소했으며 제주∼중국 노선 항공기의 운항이 줄줄이 취소돼 제주 관광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자 박근혜 대통령은 14∼18일로 예정된 미국 방문을 연기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네번째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사태 대응 등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방미 일정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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