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역만리 루마니아서도 삼둥이에 웃고 한드에 울죠"

편집부 / 2015-06-10 16:44:33
한류 동호회원만 5천명…드라마·가요에서 예능·화장품으로 확산


"이역만리 루마니아서도 삼둥이에 웃고 한드에 울죠"

한류 동호회원만 5천명…드라마·가요에서 예능·화장품으로 확산



(부쿠레슈티=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한국 드라마 '잇츠 오케이, 잇츠 러브'(It's ok, it's love)가 좋았어요. 조인성, 공효진 나온 거요. 아, 원래 제목은 '괜찮아, 사랑이야'네요."

전설적 체조선수 나디아 코마네치와 독재자 차우셰스쿠 말고는 떠오르는 것이 많지 않은 루마니아의 사람들 입에서 한국 드라마 이름이 쏟아졌다. 그것도 종영한 지 오래되지 않은 최신작들이다.

9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만난 11명의 현지인은 2009년 드라마 '대장금'으로 물꼬가 트여 동호회 가입 회원만 5천 명에 이르는 한류의 인기를 소상하게 들려줬다. 현지TV의 한국 드라마 방송으로 지속된 루마니아의 한류는 한국 화장품과 패션, 예능 프로그램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었다.

RKIA(루마니아한국문화협회)는 3천 명의 회원을 보유한 루마니아 현지의 최대 한류 동호회다. 2009년 '대장금'을 재미있게 본 이들끼리 오프라인에서 만나 시작한 동호회가 수도 말고도 브라쇼브 등에 4개 지부를 둘 정도로 성장했다.

RKIA에서 활동하는 안카 플라부(25)는 한국에서 작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방송된 53회짜리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를 가족과 함께 전부 챙겨봤다고 했다.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자식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그런 자식이 안타까워 잘해주려고 하는 부모의 모습이 좋았다고 했다.

한국 배우들이 꾸미는 모습을 눈여겨본 그는 인터넷으로 한국 화장품을 구입해서 쓴다. 루마니아에 한국 화장품을 파는 가게가 거의 없어 인터넷으로 눈을 돌렸다는 그는 BB크림과 CC크림의 차이도 술술 풀어냈다.

고등학교 교사로 회원 1천 명의 한류 동호회 'Nan Kibun'에서 활동하는 아드리아나(39)는 대장금부터 줄잡아 100편의 한국 드라마를 봤다.

한국 드라마가 좋은 이유를 묻자 가족끼리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많고 모든 드라마나 전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데다 사극이 많아 타국의 색다른 역사와 의상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아드리아나가 좋아하는 한국 배우는 배용준이다. 결혼 소식을 전했더니 이미 알고 있다면서 잘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 21세 여성은 이름을 적어달라는 요청에 '민마리'라고 썼다. 마리는 루마니아 이름이고 민은 한국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멤버인 슈가의 본명에서 따온 성이다.

그가 한류에 관심을 둔 건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튜브에서 보아의 노래를 듣고 색다른 느낌을 받았고 중국어도 일본어도 아닌 노래의 정체가 궁금해 찾아보다 지금은 달샤벳과 인피니트, 히스토리, AOA 등의 한국 그룹을 줄줄 읊는 열성팬이 됐다.

드라마와 가요 말고도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도 인기다. 삼둥이를 비롯한 아기들의 출연으로 사랑받는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2일' 같은 프로그램을 매주 챙겨본다는 이들이 많았다.

현지에 KBS월드가 나오기도 하지만 한류의 인기에 힘입어 유포리아TV와 내셔널TV 등 현지 매체에서도 꾸준히 한국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요즘은 드라마 '주군의 태양'과 '대왕의 꿈'이 방송 중이다.

권순현 주루마니아 한국대사관 1등서기관은 "루마니아가 가족중심주의가 강한 나라라 한국의 정서가 금방 와 닿는 것 같다"면서 "우리 사극의 화려한 복색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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