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카타르 군사협약 체결…시리아 정권 전복 협력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터키와 카타르가 포괄적 군사협약을 체결해 시리아 정권을 전복하려는 협력을 강화했다고 터키 일간 휴리예트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터키와 카타르 국방장관은 군사훈련 등의 목적으로 양국이 공항과 항만, 영공, 영토를 개방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으며 8일부터 효력이 시작됐다.
양국은 이 협약에서 테러리즘 척결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터키와 카타르는 미국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규합한 국제동맹에 참여하고 있지만 시리아 내전의 해법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이슬람 수니파인 터키 정의개발당(AKP) 정부와 수니파 왕정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시리아에서 IS 격퇴와 함께 시아파인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도 전복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휴리예트는 이번 협약이 발효된 시점이 터키, 카타르, 사우디 3개국이 수니파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에 군수지원을 강화한 것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FSA는 온건 반군으로 분류돼 서방의 지원을 받았으나 최근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전선(JN)이 주도한 반군 연합체 '제이쉬 알파트흐'(정복군)에 참여하고 있다.
터키는 또 최근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시리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카타르, 사우디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IS 격퇴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시리아 정권 공백에 따른 지하드(이슬람 성전) 그룹의 발호를 우려하며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반대하고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로 이란과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 등 시아파의 도움으로 5년째 내전을 치르고 있다.
미국 CNN의 지난달 3일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군 장성 출신인 엘리아스 한나는 "터키와 카타르, 사우디의 중동 정책에 주요한 변화가 있다"며 "이들 국가는 뭔가를 준비하고 있으며 무기와 훈련 지원 등으로 반군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슈아 랜디스 오클라호마대학 교수도 사우디는 지난 1월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취임한 이후 무슬림형제단보다 이란이 더 체제를 위협하는 것으로 보고 터키, 카타르와 함께 알아사드 정권 전복에 협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카타르 왕실 소유의 알자지라방송은 최근 알누스라전선의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알골라니와 인터뷰했으며 지난달 27일과 지난 3일 2차례에 걸쳐 방송했다.
알골라니는 이 인터뷰에서 알누스라전선의 공격 목표는 미국 등 서방이 아닌 시리아 정권이며, 자신들이 IS 격퇴전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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