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 연출한 이지나 "오리지널보다 강한 해석 시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 공연보다 더 발칙한 각색을 많이 넣었습니다."
2013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지저스')를 선보여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호평을 받은 이지나 연출은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지저스'에 대해 "이전보다 각색이 꽤 들어갔다"고 이전 공연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지나 연출은 오는 12일 정식 공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9일 오후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미디어콜 행사를 열어 언론에 일부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했다.
이날 직접 사회를 맡아 각 장면을 설명한 이지나 연출은 "'지저스'는 1970년대 작품이다. 작품이 나온 지 거의 반백년을 바라보는 상황"이라며 각색의 수위를 높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 작품이 영국 런던에서 초연되던 시점에는 신성모독이라며 시위가 벌어질 정도로 발칙했지만 현재 관점으로 보면 충분히 발칙하지 못하다"면서 "이 때문에 오리지널보다 조금 더 강한 해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자신을 스스로 '무신론자'라고 밝힌 그는 각색 과정에 영국 과학자 겸 작가 리처드 도킨스가 쓴 '만들어진 신'과 일본 소설가 엔도 슈사쿠의 '그리스도의 탄생'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책을 읽고 예수라는 인물에 굉장한 관심을 두게 됐다. 특히 예수가 어떻게 슈퍼스타가 됐는지에 관심을 뒀다"면서 "작품 속 예수와 유다의 관계를 좀 더 재미있게, 음모론적으로 풀어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경도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는 먼 과거의 유대땅으로 국한해 바라보기를 거부했다.
그는 "이 작품의 배경은 어쩌면 다른 행성일 수도 있다"면서 "인류가 멸망한 후 다시 새로운 인류가 시작된다고 해도 결국 인간의 갈등, 신이나 메시아에 관한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배경을 이렇게 (시공간을 초월해)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과 달리 무대 배경은 마치 겟세마네 동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이 거칠고 황량한 느낌이 살아있다.
이지나 연출은 이에 대해 "'지저스'는 그동안 전세계에서 공연되며 청바지를 입고 나오는 버전부터 아레나 공연 버전, 현대 매스미디어 버전까지 갖가지 버전이 있다"면서 "오히려 비주얼을 사막으로 돌림으로써 내용을 부각시키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버전이 사랑받아 다음에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시도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나 연출은 이와 함께 록뮤지컬이라는 장르적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일부 가사를 다듬어 단순화하는 한편 영어 가사 그대로 부르도록 하기도 했다.
심지어 유대의 왕 '헤롯'으로 여배우 김영주를 캐스팅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그는 이런 파격적인 시도에 대해 "예전 '탈'이라는 작품에서도 여장남자를 등장시킨 적이 있다"며 "헤롯은 살아남기 위해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사는 인물이다. 성별조차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그로테스크한 인물로 그리고 싶어 과감히 여배우를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해석이나 장치를 떠나 '지저스'는 결국 음악이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이지나 연출은 강조했다.
그는 "이 작품이 이렇게 오랜 세월 사랑받은 것은 결국 음악의 매력 때문"이라며 "정재일 음악감독이 굉장한 음악을 만들어줘서 행복하다"고 공을 돌렸다.
2013년 공연에서 연출과 음악감독으로 손잡고 '지저스'를 무대에 올린 두 사람은 이번에 다시 한번 손을 맞잡았다.
이지나 연출은 특히 극중 '유다'로 나오는 배우 최재림을 지목하며 "그동안 '지저스'에서 여러 스타가 나왔는데 또 한명의 스타 탄생을 예고하는 배우다.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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