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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던 시절의 후지카와 규지(왼쪽). 오른쪽은 같은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 (연합뉴스 자료사진) |
후지카와, 연봉 0원…등판경기 입장권 판매액 10%기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후지카와 규지(34)가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고치 파이팅독스와 체결한 파격적인 계약 내용을 공개했다.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였던 후지카와의 2015시즌 연봉은 0원이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9일 "후지카와가 무보수로 뛰고, 고치 구단은 후지카와가 등판한 경기의 입장권 판매액의 10%를 고아원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후지카와는 8일 고치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등번호 11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후지카와는 "나와 아내의 고향인 고치에 돌아와 기쁘다"며 "고향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게 됐다. 나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등 고향에서의 생활을 만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민은 크게 하지 않았다.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기 위한 최상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후지카와는 2000년 한신에 입단해 2012년까지 562경기 42승 25패 220세이브 102홀드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했다.
두 차례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오르며 일본 최고 마무리로 평가받은 그는 국제대회에서도 일본 대표팀 마무리로 활약했다.
2013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에 진출한 그는 오른 팔꿈치, 오른 무릎 부상 등으로 고전했다.
컵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3년 동안 뛰며 29경기 1승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5.74의 초라한 성적을 거둔 그는 5월 25일 텍사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후지카와 방출 소식이 알려지자 한신이 후지카와 영입에 나섰다. 그러나 후지카와는 독립리그 행을 택했다.
후지카와의 파격 행보에 모두가 놀랐고, 계약 조건을 궁금해했다.
고치 구단은 8일 "후지카와는 무보수로 뛴다"고 공개하며 또 한 번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후지카와가 등판한 경기 입장권 매출액의 10%를 고아원에 기부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급여를 받지 않고 뛰는 덕에 후지카와는 고치 구단에 얽매이지 않는다.
고치 구단은 "후지카와는 자유롭게 훈련하며 등판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치 구단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건, 언제든 일본프로야구 진출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후지카와는 "내 공이 프로야구에 통할 수 있게 되면 다시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고치 구단도 "후지카와가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끝낼 리가 없다"며 "지금은 고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것이다. 이후 후지카와가 더 높은 곳에서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후지카와는 20일 열리는 유료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고향 팬들에게 복귀 신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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