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프러스·베커·조코비치 '프랑스오픈 비운의 남자'

편집부 / 2015-06-08 17:54:14

샘프러스·베커·조코비치 '프랑스오픈 비운의 남자'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라파엘 나달(10위·스페인)에게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는 '식은 죽 먹기'와도 같이 느껴지는 연례행사지만 이 대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의 스타 드 롤랑가로에서 끝내 웃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

'테니스의 전설'로 통할 정도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이었지만 프랑스오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한 사례들이다.

올해 남자단식에서 준우승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이 대회 전까지 22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데다 8강에서 6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나달을 3-0으로 물리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승에서 스탄 바브링카(4위·스위스)에게 1-3(6-4 4-6 3-6 4-6)으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최근 4년 사이에 프랑스오픈에서 준우승만 세 차례 하는 불운을 겪었다.

나달이 최근 10년 사이에 8번이나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치켜들었던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 5번, 윔블던에서 2회, US오픈에서 한 차례 우승했지만 유독 프랑스오픈에서는 우승하지 못했다.

조코비치의 코치인 보리스 베커(48·독일)도 같은 운명을 겪었다.

1980년∼1990년대 전성기를 지낸 베커는 메이저 대회에서 6승을 기록했지만 프랑스오픈에서는 결승에도 진출한 적이 없다.

그는 1985년 윔블던 우승을 시작으로 1989년 US오픈, 1991년 호주오픈을 제패하며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으나 프랑스오픈에서는 세 차례 4강에 오른 것이 전부였다.

피트 샘프러스(44·미국)도 마찬가지다.

샘프러스는 윔블던에서만 7번 우승했고 US오픈 5회, 호주오픈 2회 우승 경력이 있다. 그러나 프랑스오픈에서는 1996년에 4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샘프러스는 이 대회에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2002년에 1회전 탈락을 하고 나서 "징크스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며 고개를 숙였다.

스테판 에드베리(49·스웨덴)도 호주오픈과 윔블던, US오픈에서 두 차례씩 우승한 선수였지만 롤랑가로에서는 1989년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에드베리는 최근 미국 CNN과 한 인터뷰에서 "당시 준우승했을 때만 하더라도 다시 기회가 올 줄 알았지만 결국 두 번째 기회는 오지 않더라"며 아쉬워했다.

베커와 샘프러스, 에드베리의 공통점은 강한 서브를 주무기로 삼는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샘프러스와 에드베리는 전형적인 '서브 앤드 발리' 스타일이고 베커 역시 '붐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강한 서브를 앞세운 선수다.

하지만 프랑스오픈이 열리는 롤랑가로는 클레이코트로 되어 있어 강한 서브의 위력을 좀처럼 살리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조코비치는 이들과 같은 서브 앤드 발리 스타일로 분류하기는 어렵고 다만 랠리에 강한 나달과 같은 시대에 전성기를 보냈다는 사실이 불운한 경우다.

나달이 최근 부상 등의 후유증으로 주춤하면서 조코비치가 올해 대회에서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으나 바브링카에 덜미를 잡히는 등 프랑스오픈 우승컵과의 인연을 결국 맺지 못했다.

내년이면 29세가 되는 조코비치로서도 프랑스오픈 우승을 좇는 마음이 조금씩 급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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