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휴업' 서울 강남권 거리 '한산'…원격강의 학원도

편집부 / 2015-06-08 14:21:00
"혹시 감염될라, 아이에 아빠도 격리대상"…개인위생 중요
전문가 "메르스가 병원 밖으로 뛰쳐나온 것도 아닌데"

'일괄휴업' 서울 강남권 거리 '한산'…원격강의 학원도

"혹시 감염될라, 아이에 아빠도 격리대상"…개인위생 중요

전문가 "메르스가 병원 밖으로 뛰쳐나온 것도 아닌데"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우려로 서울 강남·서초구의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8일부터 사흘간 일제 휴업에 들어갔지만 강남 지역 거리에서 어린이들의 모습은 뜸했다.

'혹시라도 내 아이가 메르스에 걸리진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부모들이 자녀의 집 밖 출입을 자제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김모(36·여)씨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두 아들에게 8일 '외출 금지령'을 내렸다.

김씨는 "아직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어떤 경로로 메르스에 노출될지 몰라 절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주변에 아는 엄마들이 다들 아이 걱정에 비슷하게 조심조심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인 딸과 유치원생인 아들을 키우는 강남구 도곡동의 양모(39·여)씨도 "될 수 있으면 아이들을 사람이 많은 곳에는 데리고 나가지 않는다"라며 "장을 보러 갈 때도 혼자 급히 다녀오고 돌아오고 나서는 무조건 샤워를 하고 아이들을 본다"고 말했다.

엄마들은 집에서도 자녀의 감염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최모(32·여)씨는 남편이 의사이지만 오히려 더 불안하다. 남편이 진료한 환자에게서 혹시라도 메르스가 옮으면 어쩔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최씨는 "세 살 난 딸이 있는데 남편이 퇴근하면 아이 곁에 오래 있지 못하게 한다"며 "남편이 알아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겠지만, 혹시나 하는 걱정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강남 엄마'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는 아예 메르스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얘기도 올라왔다.

네이버 아이디 '해피아이맘마'는 "메르스 때문에 학교·학원이 쉬니 친구가 아이를 데리고 동남아로 떠났다. 서울에서 불안하게 있느니 마음 편하게 외국에서 놀다가 오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며 "나도 서울을 피해 동해 쪽으로 한번 다녀와야겠다"고 적었다.

집안에만 있는 아이들을 위해 '원격 수업'을 하는 학원도 생겨났다.

대치동에 있는 한 수학 학원은 학생에게 집에서 문제집을 풀게 하고 이것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카카오톡으로 보내게 하는 식으로 지도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그동안 아이들이 계획적으로 공부해오던 게 있는데 갑자기 놀기만 하게 할 수 없지 않으냐"며 "이렇게라도 느슨해진 학습 사이클을 잡아주니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위생관리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지나치게 민감한 대응까지는 불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대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메르스 환자가 매일 생겨나고 격리 대상자가 급증하면서 부모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메르스가 병원 밖으로 뛰쳐나온 것이 아니어서 지역사회에서 메르스가 유행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양대구리병원 감염내과 김지은 교수도 "집 안에만 콕 박혀 지낸다고 해서 건강에 좋은 게 아니다"라며 "충분한 햇볕을 쐬고 야외활동을 해야 체내에서 비타민D도 합성되고 면역력도 강화되니 균형잡힌 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