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율 82% 기준 집권당 42%, 쿠르드 정당 11.2% 득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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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7일 총선 투표를 하고 있다. |
터키 총선서 집권당 과반 의석 확보 못할 듯(종합)
야당 연정 거부 땐 조기총선 가능성도 제기
개표율 82% 기준 집권당 42%, 쿠르드 정당 11.2% 득표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7일(현지시간) 치러진 터키 총선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터키 민영방송 NTV에 따르면 개표율 82% 상황에서 AKP 득표율은 42.5%를 기록했다. AKP는 이 득표율로 전체 의석 550석 가운데 과반(276석)에 못미치는 263석만 얻을 수 있다.
이어 공화인민당(CHP) 24.8%, 민족주의행동당(MHP) 17.0%, 인민민주당(HDP) 11.2% 등으로 집계됐다.
쿠르드계 정당인 HDP는 의석을 받을 수 있는 최저 득표율이 10%를 넘겨 75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비례대표제인 터키 총선은 정당별 전국 득표율이 10% 이상인 정당에만 의석을 배분하며, 10% 미만 정당의 득표는 사표로 처리되고 1위 정당에 추가로 의석을 배정한다.
다른 민영방송 CNN튜르크도 개표율 81.2% 기준으로 AKP가 득표율 42.2%로 1위지만 의석수는 259석(47%)으로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쿠르드계 정당으로는 사상 첫 정당별 후보를 내세워 총선에 도전한 HDP가 11.6%로 의석 77석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관영 아나돌루 통신 집계로도 개표율 88% 기준으로 AKP 42.3%, CHP 24.9%, MHP 16.9%, HDP 11.4% 등으로 민방들의 집계와 같은 수준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창당한 AKP는 2002년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13년 동안 단독정부로 집권했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개 야당이 모두 AKP와 연정을 거부해 상황에 따라서는 조기총선을 치러야 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AKP 고위 관계자는 개표율 80% 상황에서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연정이나 조기총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집권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의 염원인 대통령제 개헌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AKP를 창당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총리직 11년째였던 지난해 8월 사상 첫 직선제 대선에서 승리하고서 대통령제 개헌을 역설해왔으며 AKP는 대통령제 전환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통령제 개헌 시험대로 여겨진 이번 총선에서 AKP가 1위를 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2000년 AKP를 창당한 이후 첫 패배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에르도안 대통령은 종전의 간선제 대통령들과 달리 현행 헌법에 보장된 내각회의 소집권 등 대통령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준(準) 대통령제'를 실행하면서 정부와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HDP의 득표율이 명운을 좌우하게 되자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HDP 비난에 주력했다.
친정부 성향의 언론도 HDP와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내세운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가 밀접한 관계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HDP 깎아내리기에 앞장섰다.
그러나 지난 5일 터키 쿠르드족의 수도격인 동부 디야르바크르에서 열린 HDP의 마지막 유세장에 폭탄 2발이 터져 3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해 HDP의 득표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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