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안세홍, 크라우드 펀딩으로 '일본군위안부' 사진전

편집부 / 2015-06-07 15:25:38
광복절 전시…"뜻 함께하는 여러명 힘 모아야 의미있어"
△ 동티모르에서 태어난 카르민다 도우 할머니는 지금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한다. 홀로 움직일 수 없고 갈 곳이 없어 오지의 대나무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고 한다. <겹겹 프로젝트 사진 제공>

사진가 안세홍, 크라우드 펀딩으로 '일본군위안부' 사진전

광복절 전시…"뜻 함께하는 여러명 힘 모아야 의미있어"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사진을 촬영하며 이 문제를 알리고 있는 사진가 안세홍(44)이 광복 70년을 맞은 올해 8월 서울에서 전시를 열고, 9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사진전을 이어간다.

안세홍은 1996년 잡지 취재 차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을 처음 찾은 것을 인연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이달 16~21일에는 '겹겹, 지울 수 없는 흔적'이라는 제목의 '프리뷰 사진전'을 서울 통의동 류가헌에서 열고, 8월4~16일 같은 갤러리에서 60여점으로 사진전을 진행하는데 이어 9월4~13일 도쿄 세션하우스 갤러리에서 동일한 제목의 전시를 준비한다.







하반기 전시에 앞서 여는 프리뷰 사진전은 전시와 작가와의 대화 등을 통해 그와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진행하는 '겹겹 프로젝트'를 알리고자 마련된다.

프로젝트 이름 '겹겹'은 피해 할머니들의 얼굴에 겹겹이 쌓인 주름을 의미하기도 하고 십시일반 사람들의 뜻을 모아 함께 진행한다는 뜻도 있다.

안세홍은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진 여러 사람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전시회 취지를 알린다는 의미에서 현재 크라우드 펀딩(http://hope.daum.net/donation/detailview.daum?donation_id=109983)을 진행하고 있다.

'겹겹-안세홍 일본군위안부 사진전 실행위원회' 이름으로 진행 중인 이 모금은 지난달 15일부터 7월15일까지 982만원을 목표로 한다. 7일 현재 모금액 219만6천여원을 기록하고 있다.

실행위는 이 비용으로 사진작품제작, 갤러리 대관, 작품운반비 등에 쓸 계획이라고 알리고 있다.

일본에 거주하고 있어 이날 전화로 만난 안세홍은 "할머니들의 증언을 들으면서 일본군이 여러 국가에서 임의로 여성들을 끌고 갔고, 이후 오랜 시간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을 줬으니 이들을 성적 노예로 삼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에 8월, 9월 열릴 전시회 부제는 '아시아태평양 일본군성노예 피해 여성들'로 정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크라우드 펀딩은 8월 서울 전시를 위한 것으로, 류가헌에서도 지원방안을 알아보고 있다"며 "일본 전시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은 아니지만 이 역시 현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기획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필리핀, 한국, 중국 등지에서 피해자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이달 프리뷰에서 선보일 사진에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도 담긴다.

필리핀 루손섬에서 태어난 히라리아 부스타만테 할머니는 피해자들의 쉼터를 찾아 다른 할머니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고, 동티모르의 카르민다 도우 할머니는 홀로 움직일 수 없어 대나무 집에서만 지낸다.

평남 숙천군이 고향으로 중국에서 지내는 이수단 할머니는 경로원장이 선물해준 인형을 자신의 아이라 여기며 살고 있다고 사진은 전한다.

8개국에 150여명의 피해자가 생존해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90대 전후의 고령자들이다.

안세홍은 "현재까지 일본에서 15회 정도 전시를 열었는데, 무관심했던 사람들도 사진을 보고 이 문제를 알게 되더라"며 "개인의 문제가 아니니 여러 사람이 동참하면 더 큰 힘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니콘이 일본군위안부 사진전을 거부했다며 손해배상과 사죄 광고를 요구하는 소송을 2012년 도쿄지방법원에 내기도 했다.

당시 전시회장을 운영하는 니콘이 도쿄와 오사카에서 사진전을 계약한 후 행사 중단을 통보한 것은 부당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도쿄에선 법원의 전시장 사용 가처분 결정으로 전시회를 열었지만 니콘은 홍보활동 협조를 거부했고, 오사카에선 다른 장소에서 전시회를 가졌다고 한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변론을 포함해 재판에 12회 다녀왔다"며 "공개사과와 함께, 작가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내용으로 화해를 추진하려 하는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니콘 소송 이후로 다른 사진작업 일도 일부 끊기고 이메일이나 팩스로 협박을 받는 등 힘든 면도 있었다"면서도 "사람들은 어떤 중요한 일이 있으면,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로선 사진 찍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힘을 실어주면 함께 길을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하겠다"고 말하는 그에게 문제 해결이란 무엇이냐고 묻자 "일본이 사죄할 때까지"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진정한 사죄에 상응하는 일관된 움직임이 있어야 하고 이에 따라 일본 정부 차원에서 향후 대책을 발표해야 '사죄'가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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