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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터키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투표용지에 인쇄된 정당명 아래에 'Evet'(터키어로 '예'란 뜻)이란 도장을 찍어서 투표한다. |
터키 총선 투표 시작…대통령제 개헌 시험대
정의개발당 '13년 단독정부' 위협…쿠르드 정당 득표율 최대 변수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터키의 새 정부를 선출하는 총선 투표가 7일 오전 8시(현지시간) 시작했다.
터키 유권자 5천374만여명은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11시)까지 전국 17만4천236개 투표소에서 국회의원 550명을 선출하는 투표를 한다.
이번 25대 총선에서는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헌법개정을 추진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AKP의 예상 득표율은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선 40% 안팎으로 1위가 확실시된다.
다만 4위로 예상되는 쿠르드계 정당 인민민주당(HDP)의 득표율에 따라 AKP는 과반의석도 얻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터키 총선은 동트(D'Hondt) 방식으로 의석을 배분하며 전국 득표율이 10% 이상인 정당만 의석을 받을 수 있는 봉쇄조항을 두고 있다.
정계에서는 HDP가 10% 이상 득표해 의석 50~60석을 얻으면 AKP는 개헌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터키 의회에서 3분의 2(367명) 이상 찬성하면 국민투표를 거치지 않아도 개헌할 수 있으며, 개헌 국민투표를 발의하려면 의회에서 5분의 3(330명) 이상 찬성해야 한다.
반면 HDP가 10% 미만으로 득표하면 모두 사표로 처리되고 1위가 확실한 AKP에 추가로 50석 이상 얻어 5분의 3 의석 확보에 성공할 수 있다.
11년간 총리를 지내다 지난해 8월 대선에서 승리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강력한 대통령제 전환이 '새로운 터키'에 적합한 체제라며 개헌을 역설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권위적 통치로 권력 분립을 약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선거중립 의무 위반 논란에도 각종 행사의 연설을 통해 대통령제 전환을 역설하며 야당을 공격해 AKP의 선거 유세에 앞장섰다.
여론조사에서 HDP의 득표율은 9~11% 범위로 나타나 개표가 끝나야만 원내진출 여부와 AKP의 단독정부 구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HDP는 쿠르드계 정당으로서는 처음으로 정당으로서 총선에 도전했다. 과거 쿠르드계 정당은 10% 득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 후 입당하는 방식을 택했다.
AKP는 2002년 총선에서 득표율은 34.1%였지만 봉쇄조항에 걸린 정당들이 많아 의석수는 66%인 363석을 받아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해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다.
AKP는 직전 총선인 2011년 총선에서는 득표율 49.83%로 327석(60%)을 얻었지만 2013년 전국적 반정부 시위와 사상 최대 부패사건,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위적 통치, 시리아 등 외교정책 실패, 경제성장률 둔화 등에 따라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AKP는 3대 야당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AKP가 과반의석을 얻지 못하면 연립정부 구성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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