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올 수 있을까…' 고국 찾은 백발의 파독 간호사들

편집부 / 2015-06-07 06:11:02
27명 자비 부담으로 고국 여행…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등 방문
△ 196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한 파독 간호사들

'또 올 수 있을까…' 고국 찾은 백발의 파독 간호사들

27명 자비 부담으로 고국 여행…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등 방문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1960∼70년대 조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지구 반대편 독일로 떠났던 영화 '국제시장'의 주역인 파독 간호사들이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마지막이 될지 모를 고국 여행길에 나섰다.

7일 재유럽한인간호사협회에 따르면 독일을 비롯한 유럽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파독 간호사 출신 27명이 최근 입국해 이날 오후부터 12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고국 여행을 한다.

하영순(71·여) 회장 등 재유럽한인간호사협회 회원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개별적으로 입국했다.

이날 오후 서울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안동으로 출발하는 이들은 구미와 포항을 거쳐 울릉도와 독도를 둘러보고 춘천, 평창 등지를 돌아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행선지는 이들이 '한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을 뽑은 결과이지만 중간 일정은 다른 교포들의 고국 여행과는 사뭇 다르다.

이달 8일에는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마지막 날에는 서울로 돌아와 국회를 찾는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만찬도 예정돼 있다.

파독 간호사 대부분 일흔 살이 넘는 고령이라 다들 이번이 마지막 한국 방문이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고국을 찾았다.

하영순 회장은 "부모님도 다 돌아가신데다 친척들도 오랜 기간 떨어져 살다 보니 서먹해진 경우가 많지만 다들 고국이 그리워서 왔다"며 "고령인지라 마지막으로 한국에 오는 것이어서 큰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시절에 그래도 파독 광산 노동자와 간호사가 해외에서 일하며 이바지한 점이 있었다"며 "젊은 세대가 우리를 조금이라도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13년에도 파독 광산 노동자와 간호사 237명을 국내에 초청하는 행사가 열렸지만 이들의 마음이 편치는 못했다.

주최 측의 자금 부족으로 숙소 예약이 사전공지 없이 취소되고 일정이 연달아 변경되는 등 파행을 겪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관광공사가 개입해 포스코, 한국전력,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하루씩 돌아가며 진행을 맡았다.



이번에는 재유럽한인간호사협회가 직접 1년 넘게 여행을 기획하고 항공료부터 기타 여비까지 전액 참가자들이 부담했다.

1960∼1970년대 독일에 파견된 광산 노동자는 8천명, 간호사는 1만여명이다. 현재 독일에 있는 파독 근로자는 3천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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