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 동부 교전 재개 러시아에 책임"
러시아는 "우크라 정부군이 도발"…대규모 교전 멈췄지만 긴장 여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대규모 교전이 재개되면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일제히 교전 재개 책임을 러시아에 돌렸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 재개 소식에 대해 "러시아는 (반군의) 공격 중단과 휴전협정 이행에 대한 직접적 책임을 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을 늘리려는 시도는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반군을 통제하고 있는 만큼 반군의 정부군 공격에 러시아가 책임을 져야 하며 그러한 도발에 추가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는 경고였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도 "러시아가 테러분자들(반군)에게 군사 작전을 시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공세에 올바르고 적합한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같은 비판을 반박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도발적 행동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 주도 도네츠크시(市) 인근 도시들에서 이날 새벽부터 정부군과 반군 간에 탱크와 대포 등 중화기가 동원된 치열한 교전이 벌어져 양측 모두에서 상당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네츠크 동남쪽 도시 마리인카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 유리 비류코프는 "마리인카 전투에서 정부군 2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 측에선 숨진 군인 중에 러시아 특수부대원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국방부 차관 에두아르트 바수린은 "도네츠크와 그 인근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로 군인과 민간인 15명 이상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정부군과 반군은 서로 상대방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날 새벽부터 시작됐던 대규모 교전은 자정 무렵 일단 중단됐으나 산발적 교전이 여전히 계속되면서 긴장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지난 2월 체결된 뒤 불안하게 유지돼 오던 정부군과 반군 간 휴전협정이 깨지고 전면적 교전이 재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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