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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주한 교육부 '학생 감염병 대책반'(연합뉴스 자료사진) |
'메르스 휴업' 확산에 기숙사 학교들 '주말 교내격리' 고민
학교사정 따라 주말잔류·귀가 방침…학부모들 찬반 엇갈려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이영주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휴업하는 학교가 급증하는 추세와 대조적으로, 학생들이 등·하교하지 않고 기숙사에 머물러온 학교들은 이번 주말 귀가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비교적 '청정지역'이라 할 수 있는 학교 안에만 머물던 학생들이 귀가하면 자택은 물론 학원, 병원 등을 오가며 불특정 다수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사실상 '교내격리' 여부를 놓고 학부모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학교들도 주말 귀가 여부, 교내 위생 관리, 외부인 차단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4일 경기도교육청과 해당 고교에 따르면 도내에서 기숙사(생활관)가 있는 학교와 수용 인원은 특수목적고(특목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자립형공립고(자공고), 기숙사형 일반고,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중학교(사립) 등을 모두 합쳐 126개교에 2만4천명에 이른다.
전교생 1천100여 명의 자사고인 A고의 경우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이번 주말 재학생의 귀가 및 외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병원 진료 등 부득이 한 경우 보호자를 동의를 받아 시간과 동선을 최대한 제한하도록 지도한다. 이 학교는 평소 주말에 절반 정도만 학교에 머물렀다.
A고는 출퇴근하는 교직원과 방문객 등 모든 출입자에 대해 예외 없이 교문에서 발열검사를 하고 발열 증상이 없는 경우에만 교내 진입을 허용하고 있다.
메르스 발생지와 비교적 떨어진 특목고인 B고 역시 학생 대부분이 외출하던 평소 주말과 달리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이번 주말 재학생 전원을 교내에 잔류시키기로 했다.
사립외고인 C고는 평일 외출외박을 금지한 데 이어 주말에도 가능하면 학교에 잔류하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이 학교는 평소 주말 3분의 1가량만 교내에 남았으나 이번 주말에는 절반 정도가 남을 것으로 보고 학생 관리방안을 강구 중이다.
불가피하게 학생들의 귀가를 허용하는 학교들은 고민이다.
2주에 한 번 주말에 귀가를 허용해온 공립 특목고인 D고 관계자는 "'학교가 안전하니 귀가시키지 말아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있지만 급식 제공 등 행정적인 사정으로 5일 오후 귀가했다가 7일 오후 돌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공고로 3분의 2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E고는 5일 개교기념일이어서 한 달 전 공지한 대로 사흘간 학교를 비우기로 했으며,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F고도 기숙사 소독 일정에 따라 전원 귀가 원칙을 정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주말 귀가 여부를 놓고 찬반이 엇갈린다.
교내 잔류를 희망하는 학부모들은 "주말에 학원 등을 돌아다니면서 감염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며 걱정하고 있다.
반면 귀가를 희망하는 학부모들은 "전교생과 교직원을 완전 차단할 수 없다면 답답한 학교 안에 학생들만 가두는 꼴"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어차피 세탁물 전달 등을 통해 제한적이나마 접촉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완전 차단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학부모들도 있다.
의견이 엇갈리자 일부 학교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기숙사 관리 인력과 급식 등의 사정이 학교마다 달라 학교 여건을 고려해 학교장이 의사결정절차를 거쳐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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