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경매에 나온 조선후기 칠성도 매입·환수

편집부 / 2015-06-04 11:27:12
범어사 극락암 봉안 11점 중 3점, 범어사가 매입

스위스 경매에 나온 조선후기 칠성도 매입·환수

범어사 극락암 봉안 11점 중 3점, 범어사가 매입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한국사회 혼란기인 1950~60년대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후기 불화 3점이 스위스 경매에 나왔다가 매입 형태로 국내로 환수됐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은 이들 불화 원래 소장처인 금정총림 범어사(梵魚寺)와 함께 3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진행된 한 옥션에서 조선 철종 12년(1861) 제작된 뒤 범어사 극락암(極樂庵)에 봉안되었다가 사라진 칠성도(七星圖) 3점을 7만8천500 스위스프랑(한화 9천400여만원·경매수수료 포함)에 낙찰받았다고 4일 밝혔다.



비단에 채색인 이들 칠성도(84×55㎝)는 이날 경매에서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재단은 해외 경매시장에 출품된 한국문화재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스위스 취리히 소재 콜러 옥션(Koller Auktionen)에 출품된 문제의 칠성도를 발견하고 전문가에게 의뢰해 진위 감정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칠성도 하단에 적힌 화기(畵記)를 통해 불화 3점이 1861년 밀양 표충사(表忠祠)에서 제작된 뒤 범어사 극락암으로 옮겨 봉안된 칠성도 11점 가운데 3점이란 사실을 확인했다고 재단은 덧붙였다.

불화 제작을 주도한 이는 선종(善宗)이라는 19세기 중·후반 경남과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화승(畵僧)으로 밝혀졌다.

나아가 이 칠성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 소장 칠성도 2점도 범어사 극락암에 함께 봉안된 11점 일부임이 확인했다고 재단은 밝혔다.



불교미술사학자인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이번에 낙찰받은 "칠성도가 조성연대와 제작처, 화승, 봉안처 등 조성유래를 확실히 알 수 있고, 짜임새 있는 구도와 단아하면서 건장한 불상의 형태, 칠성도의 중심인 치성광삼존도가 남아있는 점 등으로 볼 때 19세기 후반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을 통보받은 범어사는 금액에 상관없이 구입할 의사를 밝히고 이를 위한 도움을 재단에 요청했다고 재단은 전했다.

재단은 "국외로 유출된 시기와 이유를 특정할 수 없는 불교문화재를 해외 경매에서 매입을 통해 제자리로 되돌려놓는 문화재 환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게 되었다"고 자평했다.

경매를 앞두고 스위스 현지에서 칠성도를 조사한 불교회화 전문가 이용윤 불교문화재연구소 불교미술연구실장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총 11점의 칠성도 중 일부로, 국내 입수 후 범어사로 봉안하면 본래의 종교적 기능 또한 회복할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칠성도 11점이 봉안된 극락암도 1960년대 후반에 철거됐다.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은 "이번 환수를 계기로 앞으로 성보(聖寶)보존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환수된 칠성도는 본래 봉안처인 극락암을 재조성해 안치하고, 나머지 칠성도도 되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칠성도(七星圖)는 북두칠성을 비롯한 하늘의 여러 별을 형상화한 칠성신을 그린 불화다.

북극성을 여래로 삼은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를 주불로 해서 그 협시보살인 일광(日光)·월광보살(月光菩薩), 그리고 7성(七星), 즉 북두칠성의 화현(化現)인 7여래(七如來)와 7원성군(七元星君)을 그리는 것이 보통이며 주로 칠성각(七星閣)에 봉안하지만 산신, 독성과 함께 삼성각에 봉안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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