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 군사협력 늘린다…휴대용 발전기까지 공동개발
"미국의 對中 포위망 일환…인도도 이해관계 일치"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미국과 인도가 인도양까지 세력을 확장 중인 중 국에 맞서 공동으로 군용장비 개발에 나서며 군사협력 관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4일 뉴욕타임스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를 방문중인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마노하르 파리카 인도 국방장관과 생화학물질 방호장비와 휴대용 발전기를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
태양열과 내부 연소장치를 이용한 휴대용 발전기와 생화학 공격에 군인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는 이 프로젝트는 각각 100만 달러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되며 양국은 절반씩 부담하게 된다.
카터 장관은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만나 10년간의 전략방어체계 협정에도 서명했다. 이는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인도 방문 기간에 합의됐던 사안이다.
미국과 인도는 회담 후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은 군사협력 관계를 확대 심화하는 기존 협약을 재확인하는 한편 현재와 미래의 역내 안보 역학관계를 재검토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양국이 제트엔진, 항공모함 설계 및 건조 등 영역에서 협력을 실행할 대화를 촉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런 미국·인도의 관계 강화는 최근 남중국해 해역에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은 인도를 아시아지역에서 전략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냉전기간에 다소 소원한 관계였던 미국과 인도가 이제 상호 협력에 익숙해지는 단계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진행이 더디기는 했으나 양국 관계는 이제 '결혼' 단계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인도 관계의 급속한 진전은 모디 총리가 등장하면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모디 총리는 인도의 비전을 글로벌 대국으로 확장하며 전임자들과 달리 대미관계 강화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이 공격적으로 인도양까지 세력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도 미국과 인도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 계기가 됐다.
카터 장관은 앞서 "미국은 인도의 '액트 이스트 정책'(Act East·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계획)을 보완하고 아시아·태평양에서 의미있는 협력을 실행할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미국은 인도를 끌어들임으로써 중국을 에워싸는 포위망 전략을 실행 중이다.
전문가들도 카터 장관의 이번 인도 방문이 중국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에 동의한다. 카터 장관은 인도 동부 안드라 프라데시주 바샤카파트남의 해군사령부 기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3일간의 인도 방문일정을 시작했다.
인도 싱크탱크인 ORF연구소 마노즈 조시 연구원은 "이는 인도와 미국이 동방(중국)에 대해 이 지역내 군사적 협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뉴델리 소재 국방연구분석원의 산지브 쉬리바스타브 연구원도 뉴욕타임스에 "모디 총리가 취임 직후 '중국 위협'을 감안해 무기 등 군수사업 활성화를 우선적으로 강조했다"며 "특히 모디 총리는 미국과의 실질적 협력이 미래를 향한 중요한 조치로 인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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