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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총장과 학생의 대화' 개최 (서울=연합뉴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총장과 학생의 대화'에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려대 제공) |
고대 총장 "소득에 따라 등록금 차별화 생각해 봐야"
학생과의 대화서 "한달 1천200만원 과외 얘기도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취임 후 처음 학생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는 자리에서 등록금 문제가 이념화했다며 연소득에 따른 차별화를 거론했다.
염 총장은 3일 오후 고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총장과 학생과의 대화' 자리에서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지금 대학 등록금은 보편적 복지처럼 이념화해 문제"라고 말했다.
염 총장은 "최근 7년간 등록금은 2번 인하됐고 나머지는 동결됐다"며 "학교로서는 토론식 수업을 해야 하고 좋은 교수를 모셔와야 해 재정이 필요한데 이념적으로 등록금을 더 올리지 말라고 하고 교육부 역시 같은 말을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처럼 연소득에 따라 등록금을 차별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미국 유명대는 등록금은 많지만 연봉 7만 달러 이하면 절반만, 3만 달러 이하면 (등록금을)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염 총장은 "학부 연평균 등록금이 800만원인데 어떤 학부모에게 고려대 들어오기 위해 한 달에 1천200만원 짜리 과외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런 학생이 남들과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기여를 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잇따른 요구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으며 난색을 보였다.
그는 "학생은 피교육자"라며 "분명한 건 정책 결정 권한을 학생에게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이 권리를 여러 채널로 주장할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학교 행정을 좌지우지하거나 의결권은 갖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염 총장은 개운산 기숙사 신축 문제가 인근 원룸 업자 등의 반대로 표류하는 점을 두고 충분히 문제를 공감하며 지역사회를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총학생회장 등 학생 패널 5명이 기숙사 문제와 변경된 수강신청 제도 등 교육문제, 자치 공간 확보 등의 요구를 전하고 총장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서재우 총학생회장은 "그동안 학생들이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다"며 "오늘처럼 서로 듣기에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는 자리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염 총장은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반론을 제기하면 언제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서로 대화하고 신뢰를 쌓아 좋은 학교를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염 총장과 학생들은 매 학기 이 같은 대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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