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우려' 수학여행·각종 행사 줄줄이 취소, 연기
"작년 세월호 참사 후 상황 재연될라"…불안감, 파장 증폭
(전국종합=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국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이미 100여 개 학교가 6∼7월 수학여행을 포기했다.
축제와 수련회 등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모이는 행사들도 취소 또는 연기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따른 추모 분위기 때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 "지금 수학여행 갈 수 있겠어요?"
강원도교육청은 3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다른 시·도로 가는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을 당분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미 강릉지역 16개 초·중·고교가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을 전격 취소했다.
부산시교육청도 수학여행 자제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6∼7월 수학여행을 예정한 41개 학교 가운데 26개 학교가 계획을 취소했거나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3일 183개 학교가 휴업한 경기지역에서도 현장 체험학습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용인시 기흥구 한 초등학교는 6학년 120여 명 대상으로 안산지역 조류문화원과 갈대습지공원에서 2∼3일 하려던 현장학습을 취소했다.
대전에서는 3일부터 체험학습을 진행하려던 7개 학교 중 6개교가 일정을 연기했다.
충남과 세종시에서도 21개 학교가 수학여행을 취소 또는 연기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이번 달에만 22개 학교가 수학여행을 포기했고, 울산에서도 17개 학교가 수학여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이 밖에 광주, 충북, 제주지역 10여 개 학교가 다른 지역으로 떠나기로 했던 수학여행 계획을 취소했다.
경남 거제지역 한 고등학교는 경기도에서 진행하던 체험학습을 중단하고 복귀하기로 했고, 강원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한 학교는 조기 복귀를 검토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이런 분위기에서 수학여행에 자녀를 보낼 수 있겠느냐"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도 가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 각종 행사·축제도 줄줄이 연기
삼성그룹은 오는 4∼5일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를 연기하기로 했다.
인천시 부평구는 오는 8일 구청 대회의실에서 학생과 학부모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기로 했던 '과목별 학습전략·대학입시 설명회 교육특강'을 취소했다.
충북의 한 교육지원청은 3일 열기로 했던 초등학교 교감협의회와 직원 성희롱 예방교육을 취소했다.
충북경찰청도 오는 5일 고등학생 80명을 대상으로 경기도에서 열려던 안보체험 프로그램을 미뤘다.
제천시는 오는 5일 개최할 예정이던 금요힐링콘서트와 7일로 예정했던 충북도지사배 박달재 전국산악자전거대회를 전격 취소했다.
제천시는 또 오는 10∼13일 세명대 체육관에서 열리는 아시아 리듬체조경기대회 취소 여부를 체조협회와 협의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이번 달에 건강검진을 하기로 했던 48개 학교가 검진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3일 다른 시·도에서 잇달아 수학여행을 포기하거나 연기하자 관광시장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로 떠나려던 수학여행을 포기하려고 항공편을 취소하겠다는 전화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작년 세월호 참사에 따른 추모 분위기 때 상황이 재현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신민재, 한무선, 김경태, 정찬욱, 고성식, 윤우용, 황봉규, 김근주, 이해용, 형민우, 민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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