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 EU 집행위원장과 구제금융 최종 협상안 논의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이 3일(현지시간)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등을 위한 최종 협상안을 논의한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회동한다고 그리스 ANA-MPA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회동은 융커 위원장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그리스 정부가 지난 1일 채권단에 제출한 최종 협상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그리스는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로 구성된 채권단과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약 8조8천억원) 등을 지원하기 위한 개혁안을 놓고 협상 중이다.
채권단은 지난 3월 그리스가 제출한 26쪽 분량의 개혁안은 긴축 노력이 미흡하다며 합의를 거부해 애초 협상 시한인 4월 말을 넘겼다.
긴축 반대를 공약해 지난 1월 집권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는 연금 삭감과 노동시장 유연화,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은 '금지선'(red line)이라며 맞서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전날 "타협안을 만들었고 제출했다. 그러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인 계획을 제시했다"며 지난 1일 최종 합의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47쪽 분량의 최종 개혁안을 지난 1일 밤 채권단에 이메일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채권단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채권단도 그리스에 제안할 최종 협상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WSJ에 "유로존 정부들과 IMF는 그리스 경제의 구조개혁을 압박하기로 합의했다"며 "IMF는 주장을 완화했고 유럽은 그리스의 채무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분명한 약속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등 채권단 대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지난 1일 밤 독일 베를린에서 긴급회동했다.
당시 독일 정부는 이 회동의 결과로 "대단히 집중적으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합의했으며 그리스 정부와 지난 며칠간 매우 긴밀히 접촉했고 계속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는 이 회동에서 라가르드 IMF 총재가 그리스의 개혁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해 일부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전날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 간에 협상안 문서를 교환한 것은 "좋은 징조"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아직 타결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리스에 가장 단호한 태도를 보인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도 전날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정말로 충분하지 않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리스 정부는 IMF에 3억 유로를 상환해야 하는 오는 5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IMF 채무를 이행할 수 없다며 실질적 협상 시한을 5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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