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통령 지지율 최악…개각도 효과 없어
권력형 비리 스캔들, 저조한 경제실적, 선거자금·세금 둘러싼 불만 등이 원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이 지지율 추락으로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개각을 단행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칠레 여론조사업체 'Gfk 아디마르크(Adimark)'에 따르면 바첼레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9%, 부정평가는 66%로 나왔다.
2006∼2010년 한 차례 대통령을 역임한 바첼레트는 2013년 말 대선에 다시 출마해 승리했고 지난해 3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두 차례의 바첼레트 정부를 통틀어 최악이다.
바첼레트는 첫 번째 집권 기간에 민주주의 발전과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퇴임 당시 지지율은 80%를 넘었다.
지난해 3월 취임 당시의 지지율은 54%였고 한때 58%로 상승했으나 이후에는 하락세를 계속했다.
바첼레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자신의 아들까지 연루된 권력형 비리 스캔들과 저조한 경제실적, 선거 자금과 세금을 둘러싼 불만 등이다.
이에 따라 바첼레트는 기업의 정치 후원금 폐지, 선거 캠페인 비용 축소, 의회 로비스트 등록제 시행, 고위 공직자와 가족의 재산 공개 등을 포함한 정치개혁 추진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중순에는 23명의 각료 가운데 최측근인 수석장관과 재무장관을 포함해 5명의 각료를 교체했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1973∼1990년)의 잔재 청산을 내세워 개헌 추진도 선언했다. 현행 헌법은 피노체트 군사정권 시절인 1980년에 국민투표로 제정됐다.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 정부(2000∼2006년) 때인 2005년 비민주적 조항에 대한 부분 개헌이 시도됐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바첼레트의 이런 노력에도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학생 시위는 계속됐다. 지난달 14일에는 수도 산티아고 인근 항구도시 발파라이소에서 대학생 2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까지 일어나 바첼레트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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