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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대선출마 그레이엄 "적들 무찌르겠다" (센트럴<美사우스캐롤라이나주> EPA=연합뉴스) |
미국서 130년만 첫 독신 대통령 나올까…역대 2명뿐
독신 그레이엄 출마 선언으로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에서 1885년 이래 첫 독신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을까.
독신인 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1일(현지시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러한 질문이 던져졌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에 뽑힐 당시 독신이었던 경우는 2번뿐이다.
평생을 독신으로 산 유일한 대통령인 15대 제임스 뷰캐넌과 22대 및 24대 대통령인 그로버 클리블랜드 등이 그들이다.
뷰캐넌은 올 초 브루킹스연구소가 실시한 역대 대통령 평가조사에서 꼴찌를 했던 최악의 대통령.
그의 재임 당시 남북 갈등이 악화돼 결국 남부가 연방에서 탈퇴해, 전쟁을 벌이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는 여성 상원의원과 사귄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끝내 결혼하지 않았다.
클리블랜드는 독신으로 당선됐지만, 재임 중 27세 연하의 여성과 결혼했다. 선거 당시 아들을 낳고 양육비를 지급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당시는 언론이 후보들의 사생활을 별로 조명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지금과는 다른 환경이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비록 인지도는 매우 낮지만, 그레이엄 의원이 대권을 잡을 경우 130년 만의 첫 독신 대통령의 탄생이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CNN은 2일 "미국인들이 독신 대통령을 선택할까'라며 "그가 백악관에 입성하면 역대 2명 만이 가능했던 엘리트클럽에 들어가게 된다"라고 전했다.
미국의 대선에서는 독신은 불리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클렘슨 대학의 데이비드 우다드 교수는 CNN에 "미국인이 대통령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부인과 가족을 보고도 판단한다"며 "그가 부인과 아이들이 없기 때문에 이미지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경쟁 후보들의 선거전략을 봐도 이러한 점을 알 수 있다.
가장 유력한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수시로 자신이 '할머니'라는 점을 유권자에게 상기시킨다.
공화당의 잠룡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출마선언 때 자신의 딸들을 연설 무대에 올렸고, 펜실베이니아 주 상원의원을 지낸 릭 센토럼도 지난주 대권도전을 밝히면서 가족들을 뒤에 세웠다.
심지어 그레이엄 의원은 기자들로부터 '성 정체성'을 질문받기도 한다. 그는 최근 언론에 "나는 결혼하지 않았다. 혼자가 좋다. 나는 좋은 삶을 살고 있다. 이 나라를 위한 중요한 질문은 여러분의 가족을 내가 지킬 수 있는가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출마선언 당시 "어렸을 때 부모를 잃고 경제적으로, 심정적으로 힘들었다. 이 세상에는 자수성가한 사람이 많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며 "내 가족과 친구, 이웃이 내가 힘들 때 나를 거두어줬고, 내가 의심받을 때 나를 믿어주었다"며 가족의 가치를 강조했다.
CNN은 그러나 독신이 장점도 있다면서 역대 선거에서 배우자나 아이들의 돌출 행동 등으로 가족이 짐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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