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세월호 사고로 중국서도 '안전불감증' 도마
크루즈선 경쟁적 도입으로 안전 허점 늘어나
(상하이=연합뉴스) 한승호 특파원 = 세월호 침몰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양쯔(揚子)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로 중국내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아직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고 사고원인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사고는 중국이 그간 경제성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안전관리 체계를 정비 구축하는데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형초망(荊楚網)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해외 관광뿐만 아니라 자국내 관광산업도 활성화되면서 양쯔강과 대운하 등을 오르내리는 수상 유람선산업도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유람선 선사들이 경쟁적으로 늘어나며 호화 크루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 전복된 선박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도 충칭(重慶)시 국유 기업중 하나로 양쯔강에서 크루즈 운항사업을 벌이는 충칭 둥팡공사에 소속된 유람선이다. 둥팡공사는 현재 초호화 유람선인 '둥팡다디'(東方大帝)와 함께 둥팡즈싱을 비롯한 고급 유람선 5척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언론은 이들 고급 크루즈 선사가 관광객 유치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과정에서 안전문제를 희생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난징(南京)시 해사국이 역내 운항중인 크루즈선들에 대해 안전검사를 실시한 결과 탑승객에 대한 사전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다양한 안전불감증 사례들이 지적됐다.
일부 크루즈선에선 안전사고 때 승객들이 걸쳐야 할 구명복 보관소가 잠기어 있어 접근이 불가능했고 선사들이 파악하는 탑승객 통계도 부정확하기 일쑤였다. 장착이 의무화된 자동위치확인 시스템(AIS)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탄광 붕괴사고를 비롯해 산사태, 선박 침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상자와 엄청난 재산피해를 가져오는 각종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형초망은 "대형사고가 날 때마다 장관급, 성장급 지도부에 대해 문책을 가하며 안전감독을 강화했다"며 "하지만 이번 선박 침몰 사고는 안전문제에서만큼은 낙관론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경종을 울렸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안전관리 당국의 저인망식 검사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사고 책임자에 대한 '보여주기'식 공개처벌만으로는 안전불감증이 치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 언론은 '망양보뢰'(亡羊補牢·소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안전사고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하책(下策)중의 하책이지만 사고를 계기로 안전감독관리 부서가 세심하고 과학적으로 예방 매뉴얼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항시적인 안전감독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공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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