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지방선거 개시…렌치 총리 개혁 어젠다 '심판'
(로마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20개주 중 7곳의 주지사와 산하 1천여 개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지방선거가 31일(현지시간) 개시됐다.
이번 선거는 마테오 렌치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PD)이 1년여전 집권한 뒤 첫 선거로, 그의 개혁 어젠다에 대한 심판이 될 전망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투표율은 광역지자체장은 50%에 육박하고, 기초지자체장은 34∼42%를 기록했다. 투표는 오후 11시까지 진행되며, 결과는 1일 최종집계된다.
렌치 총리가 노동·교육 개혁과 개헌 추진에 탄력을 얻으려면 이번 선거에서 확실한 승리가 필요하다.
그의 개혁 어젠다가 노동조합, 야당, 민주당 내부 좌파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은 7개 주 중 토스카나, 움브리아, 마르케, 풀리아, 베네토 등 5개 주에서 우세하다. 야당이 분열된 가운데 렌치 총리가 이 기록을 개선한다면, 집권 이후 계속된 난공불락의 입지를 무난하게 이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상으로는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의회 '마피아반대위원회'가 부패와 조직범죄 혐의가 의심되는 지방선거 후보 16명의 이름을 공개하자 민주당 내부에서 분란이 일고 있다.
떳떳하지 못한 후보명단의 가장 상위에는 민주당의 캄파니아 주지사 후보 빈첸초 데 루카가 올랐다. 데 루카는 직권남용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았고, 뇌물수수와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당선되더라도 취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는 캄파니아와 리구리아가 될 전망이다.
리구리아의 민주당 후보는 우파 후보는 물론 민주당에서 탈당한 좌파후보와 싸워야 해 표가 갈릴 우려가 있다.
한편, 제1야당인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이끄는 오성운동은 최근 치러진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좌파정당 '포데모스'(Podemos·우리는 할 수 있다) 등이 참여한 좌파연합이 주요 도시 의회를 장악한 것을 모방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이끄는 포르자 이탈리아와 마테오 살비니가 이끄는 북부리그 등 우파들간 격전도 눈길을 끈다. 이들은 민주당이 열세인지역에서 각각 한 곳씩 선두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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