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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해피하츠기금 갈라쇼에 참석한 체코 출신 모델 페트라 넴코바 (AP=연합뉴스) |
빌 클린턴, 50만불 기부약속 후 자선행사 참석 논란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 클린턴재단이 유명 슈퍼모델이 운영하는 자선재단의 행사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거절했다가, 거액의 기부금이 건너가자 응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체코 출신의 세계적 모델 페트라 넴코바가 운영하는 '해피하츠(Happy Hearts) 기금'이 작년 6월 뉴욕에서 개최한 '인도양 쓰나미 발생 10주년 자선행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공로상을 받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보도했다.
클린턴재단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가족 자선재단으로 최근 '뇌물성 후원금'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해피하츠기금'은 2004년 태국에 있다가 남아시아를 휩쓴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넴코바가 운영하는 단체로, 주된 활동은 인도네시아에 학교를 짓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해피하츠기금은 2011년에 이어 2013년 자선행사에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공로상을 주기 위해 초청장을 보냈으나, 클린턴재단으로부터 "다른 행사 일정 때문에 갈 수 없다"는 거절을 당했다.
이에 넴코바가 직접 나서 재단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후 상황에 대해 당시 해피하츠기금의 사무국장은 "넴코바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 클린턴 전 대통령을 위한 사례금을 포함시켜야 하겠다고 말했다"면서 "그 사람들은 돈이 제공되지 않으면 이런 일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면서 50만 달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클린턴재단의) 은근한 요청이 있었고, 이어 사례금 지급이 있었던 것"이라며 이는 두 기관간 일종의 '거래'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해피하츠기금은 행사 수익금 가운데 50만 달러(5억 5천만 원)를 기부하기로 약속하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참석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해피하츠기금은 결국 행사 몇 달 후 이 돈을 송금했다. 자선행사 순수익의 25%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NYT는 클린턴재단이 크건 적건 기부자들을 끌어모으는데 클린턴 전 대통령의 유명세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미 컬럼비아 대학에서 모금관리과정을 운영하는 더그 화이트는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 "무엇 때문에 작은 자선재단의 등에 올라타려 했는가"라며 "온당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거꾸로 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자선행사에서는 수상자가 새 기부자를 끌어들여 모금에 도움을 주는데, 이 경우는 수상자 탓에 수익금이 줄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수상자가 자선행사 주최측의 수익금을 배분받는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재단은 "우리가 요청한 게 아니며, 자발적으로 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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