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LA 태권도 매력에 '흠뻑'…국제태권도축제 개막
21회째 맞는 지역 명물축제…네팔 대지진 복구 성금도
(인터스트리<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차렷, 경례, 으라차찻."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인더스트리 시 엑스포센터에서 30일(현지시간) 열린 '2015 국제태권도 페스티벌'에서 태권 시범단이 공중 이단옆차기로 송판을 격파하자 관중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올해로 21회째를 맞는 LA 국제태권도 페스티벌은 이 지역의 유일한 태권도 축제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필리핀, 인도, 멕시코, 필리핀 등 세계 12개국과 미주 30개 주에서 선발된 태권도 선수 1천350여 명이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한국 실업 태권도연맹 전국 태권도 대회에서 여자부 5인 단체전 우승을 거둔 김제시청팀이 특별 게스트로 방문했다.
이틀간 품새와 겨루기(개인전·단체전)를 통해 우승과 준우승을 가리는 국제대회 성격을 띠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단결과 화합을 위한 흥겨운 잔치다.
실제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미국에서 태권도 인기가 상승하면서 '한류의 원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제 태권도 페스티벌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미국 태권도 대표팀 감독을 지낸 전영인(61) YIC 태권도장 관장이 창설해 지금껏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80년 미국으로 건너온 전 관장이 1994년 개최한 월드 태권도 페스티벌이 모태가 됐다. 이후 LA 오픈 등 대회 명칭이 바뀐 적은 있지만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전 관장은 "미국에서 태권도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현재 미주 전역의 도장 7천여 곳에서 150만여 명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의 기량 연마를 넘어 전 세계이웃과 공동체에 기여하는 스포츠로 정진할 것"이라며 "내년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태권도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회장 중앙에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리고 개막식에서는 애국가와 함께 미국 국가가 연주됐다. 개막식에 이어 열린 태권 시범단의 격파 시범은 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범단 막내인 베트남 소녀 셜린 둥(11) 양은 "6살 때부터 태권도를 배웠다"면서 "태권도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중시하는 무도"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대회장 입구에 마련된 네팔 대지진 복구 성금 코너에서는 태권도인들의 기부가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네팔 출신으로 이번 대회에 심판으로 참여한 나라얀 구룽(50) 씨는 "해마다 대회에 심판으로 참석해왔다"면서 "올해에는 네팔 대지진 성금 모금까지 진행돼 너무 고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태권도는 네팔에서 가장 인기있는 무도 스포츠이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안긴 종목이기도 하다"면서 "네팔에서는 지난 1988년 태권도 선수가 4명이었지만, 지금은 3만여 명에 이른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 전역에서 찾아온 태권도 선수와 선수 가족들은 이날 태권 격파 시범단의 공연을 즐기고, 각종 태권도 장비 전시와 판매 부스를 구경하면서 태권도 매력에 흠뻑 빠진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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