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 지하드그룹에 무기 지원했나…논란 점화
"검찰, 사진·영상 특종한 신문사 테러혐의 조사"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터키 정보당국이 지난해 시리아로 무기를 몰래 들이다가 들통난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총선을 앞두고 다시 불거지고 있다.
터키 일간 줌후리예트는 지난해 1월 남부 아다나 주의 시리아 국경 지역에서 치안군이 무기를 실은 국가정보국(MIT) 소속의 화물차 7대를 수색하면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단독으로 입수했다며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립언론으로 평가되는 이 신문이 1면에 보도한 사진을 보면 철제 상자에 박격포탄과 탄약 등이 기계류 상자 아래에 숨겨져 있었다. 인터넷판에 올린 영상에는 치안군이 화물차를 수색하고 상자를 여는 장면 등이 촬영됐다.
줌후리예트는 치안군이 이 화물차들에서 폭탄 1천발과 박격포탄 1천발, 소총용 총알 5천발, 기관총용 총알 3천발 등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MIT가 시리아로 무기를 밀반입하다 검찰과 치안군에 적발됐을 때 집권 정의개발당(AKP) 관리들은 시리아의 투르크멘족에 인도적 지원을 하려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의개발당 관리들은 검찰이 권한을 남용해 MIT의 활동을 수사했다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인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 측을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귤렌 지지자들이 정부 기관들에 불법단체인 '평행정부'를 조직해 정권을 전복시키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검찰은 귤렌 지지자 등을 테러 혐의를 적용해 대거 체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2월 이 사건과 관련한 보도를 전면 금지했으며, 지난달에는 화물차를 수색했던 군인들 17명을 체포했다.
사법당국은 이달 초에도 수색을 지시했던 검사들과 치안군 대령 등 4명을 정부를 전복하려 했다는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이날 사진과 영상을 특종 한 줌후리예트에 테러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터키 언론들이 보도했다.
야당들은 MIT가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전선(JN) 등 지하드(이슬람 성전) 그룹에 주려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정의개발당 고위 당직자는 MIT가 시리아의 이른바 '온건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에 주려던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들은 내달 7일 치르는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실정을 공격하면서 시리아 정책도 실패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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