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협치로 부산 홍등가 완월동 착취구조 끊어야"

편집부 / 2015-05-29 17:58:31
완월동과 성매매 여성 미래·대안 고민하는 토론회 열려
△ 완월동의 미래는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29일 오후 부산 중구 상지건축 대회의실에서 부산의 대표 집창촌인 '완월동'의 미래를 고민하는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15.5.29 wink@yna.co.kr

"민·관 협치로 부산 홍등가 완월동 착취구조 끊어야"

완월동과 성매매 여성 미래·대안 고민하는 토론회 열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집창촌 업주와 성매매 여성 간 착취와 인권유린 구조를 반드시 끊어야 합니다."

"여성들이 성매매 굴레를 벗어나도록 직업교육이나 생업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일제 강점기 때 유곽으로 시작해 100년 넘게 존속하는 국내 최초 성매매 집결지인 부산 '완월동'의 미래를 고민하는 토론회가 29일 오후 중구 상지건축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완월동이 없어져야 한다는 대의에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대안을 두고는 열띤 논의를 벌였다.

전주의 대표 집창촌인 선미촌에서 17년간 성매매 여성의 인권과 지원을 위해 활동해온 송경숙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장은 "집창촌 업주는 한 달에 최대 수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집결지는 성매매 여성들에게 생존이 아니라 착취의 공간일 뿐"이라며 "대안과 사회적 관계망이 없어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주에서는 문화예술가, 도시기획자, 지역운동가, 정치인이 함께 집창촌의 문제를 고민하고 지역민과의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며 민·관의 협치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경숙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소장은 "성매매 여성에 대한 어쭙잖은 이해나 동정은 집창촌 문제 해결에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며 "그들의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집창촌이라는 은밀하고 금기시되는 공간을 어떻게 드러내고 활기를 불어넣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홍순연 상지건축 부설연구소 연구위원은 "완월동 주변에는 지역의 아기자기한 역사적 유산이 존재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자료와 기록을 모은다면 이야깃거리가 나올 수 있고 완월동 주변으로 정원 형식의 경계를 지어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은 "지금은 사라진 토성상가에 꽃상가가 있었는데 슬럼화된 완월동에 꽃 상가를 설치하는 정책적인 발상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완월동의 창조적 재생방안'이라는 연구 논문을 쓴 박상필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쇠락해가는 완월동에 나오는 부동산 매물이 타지인들에게 팔리고 있는데 이를 하나씩 사들여 성매매 여성의 자활공간 등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일종의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제시했다.

하지만, 집창촌을 해체한다는 명분으로 성매매 여성을 변화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보는 타자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구 초장동과 충무동에 걸쳐있는 완월동은 1980년대 최대 번성기를 누렸다가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에 따른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쇠락의 길로 접어들어 현재 60여 업소에 200여 명의 성매매 여성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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