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커창 남미 순방 통해 '일대일로' 확장
미국 뒷마당 남미서 70개 가까운 계약·협정 성과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중국이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남미 순방을 통해 70건에 가까운 대규모 계약과 협정을 체결하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범위를 대폭 확장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29일 리 총리와 부인 청훙(程虹) 여사가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칠레 등 남미 4개국 방문을 마무리하고 전용기 편으로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리 총리는 18일부터 26일까지 9일간 4개국, 5개 도시를 돌면서 각국 정상과의 회담을 비롯해 대규모 계약 체결, 강연, 현지시찰 등 일정을 소화했다.
브라질과는 35건, 58조 원에 달하는 계약과 협정을 체결했으며 콜롬비아와는 12건, 페루와 칠레와도 각각 10건씩의 계약과 협정을 체결하는 등 총 70건에 가까운 공식 합의문을 끌어냈다.
리 총리는 브라질에서 남미대륙 횡단철도 논의를 구체화한 데 이어 페루와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연구에 합의함으로써 남미대륙 횡단철도 추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는 칠레와는 220억 위안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은 리 총리의 이번 순방을 통해 남미대륙의 상호연결·소통과 물류채널 구축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3X3'식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안했다.
이를 두고 중국의 신(新)경제구상인 '일대일로'를 남미에도 확대 적용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 총리는 중국산 지하철에 탑승해 우수성을 홍보하는 등 발로 뛰는 '슈퍼세일즈맨' 행보도 이어갔고 남미인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행보에도 주력했다.
리 총리는 이번 순방에서 중간 기착지로 아일랜드와 스페인도 들러 유럽 국가와의 관계 강화에도 공을 들였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해 7월 중남미 4개국을 방문한 데 이어 리 총리가 1년이 채 안 돼 또다시 방문하는 등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와의 협력 강화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인프라 건설 등을 통한 경제적 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견제하겠다는 전략적 의미도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리 총리의 이번 방문에 대해 "중국과 라틴 아메리카의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킨 '이정표'적인 의미를 지닌다"면서 양측간 산업협력을 돌파구로 삼아 새로운 협력의 길을 찾는 동시에 '남남(개발도상국 간) 협력'과 '남북(개도국과 선진국 간) 협력'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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