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점령지 팔미라 주민에 '당근과 채찍' 동시에

편집부 / 2015-05-29 15:34:23
다른 점령지에서와 달리 '주민 환심 사기' 나서


IS, 점령지 팔미라 주민에 '당근과 채찍' 동시에

다른 점령지에서와 달리 '주민 환심 사기' 나서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팔미라 점령이 코앞에 닥치자 수많은 주민들이 IS의 잔혹한 손아귀에 사로잡히지 위해 팔미라를 탈출했다.

마침내 팔미라를 장악한 IS가 정부군을 포함한 수십 명을 공개 처형했을 때 주민들의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IS가 보인 행보는 사람들의 예상을 빗나갔다. IS는 고장난 발전소를 고치고, 물 펌프를 가동시키고, 마을의 유일한 빵집을 열어 주민들에게 공짜 빵을 나눠줬다.

곧장 파괴할 것으로 여겨졌던 팔미라의 고대유적에 아직 손대지 않았다는 것을 영상으로 '친절히' 보여주기도 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IS가 팔미라를 통제하기 위해 채찍과 당근을 병행한다"며 "때로는 주민들을 겁주고 때로는 환심을 사려고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락까 등 반군에게서 빼앗은 다른 시리아 점령지나 이라크의 점령지에서 점령 직후 조금이라도 적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을 가혹하게 처단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IS가 지난 27일 팔미라 고대 원형극장에서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부군 등 20명을 처형한 것이나 점령 직후 처형한 시신들을 거리에 늘어놓은 것은 공포심을 조성하기 위한 대표적인 '채찍'이었다.

그런가하면 IS는 마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억압에서 주민을 구해준 투사처럼 비춰지도록 팔미라의 도시 기능을 되살리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팔미라 주민은 NYT에 "IS는 친정부 세력을 제외한 주민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에게 유감이 없다. 당신들이 정권 하에 있었고 아무도 당신들을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며 "예상치 못했던 태도"라고 말했다.

유적을 파괴하거나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괴롭히는 대신 '칼리프 국가'의 새 거점도시로서 팔미라의 위상을 세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IS의 팔미라 점령 이후 시리아 정부군이 벌인 공습으로 무고한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한 것도 IS에는 반사이익이 됐다고 NTY는 보도했다.

자신과 가족들의 생존이 더 중요한 문제인 일반 시민들은 당장 목숨을 위협하지 않는 IS 대신 무차별 사상자를 낸 정부군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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