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살스럽고, 진솔하고, 감성적인 배우 드웨인 존슨
(베이징=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196㎝의 키에 118㎏에 달하는 몸무게를 지닌 거구. 우람하고 단단한 근육질의 몸매에서 나올 법한 '상남자'의 거친 언행이나 행동은 찾기 어려웠다.
지난 28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파크 하얏트에서 만난 배우 드웨인 존슨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진솔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섬세한 감성을 지닌 배우였다.
그는 2013년 '스니치', '지.아이.조2', '엠파이어 스테이트', '페인 앤 게인',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등의 영화에 잇따라 출연하며 할리우드 최고의 액션 흥행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기자회견장에 손을 흔들며 활짝 웃는 모습으로 등장한 그의 옷차림은 셔츠에 면바지로, 평범하다 못해 수수했다. 몸에 걸친 장신구라고는 달랑 시계 하나. 그래서인지 검은 피부에 대비되는 하얀 치아와 울퉁불퉁한 근육이 더욱 돋보였다.
베이징 방문이 두 번째라고 소개한 그는 짧게나마 어설픈 중국어를 선보이고, 즉석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친화력을 보여줬다.
그는 인터뷰 내내 특유의 익살과 농담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한 기자가 영화 '샌 안드레아스' 감독 브래드 페이튼에게 작품에 대해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고, 페이튼 감독이 이에 '열혈 응수'로 나서자 존슨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중간 중간 감독의 팔을 간질이며 말리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존슨은 그의 이런 행동에 대해 "오늘 페이튼 감독의 생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일에 너무 힘 빼지 말라는 메시지였던 것이다.
3D 영화에서는 몸이 툭툭 튀어나오는 효과가 있어 운동에 열성적이라고 밝히는 모습에서도 익살스러움이 넘쳤다.
그러나 존슨은 심각한 질문에는 웃음을 거두고 진중하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네팔 대지진에 대해 그는 "가슴이 무척 아팠고,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일은 홍보·마케팅을 잠시 멈추고 기부를 많이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어렸을 적 영웅이었던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를 유일하게 트위터에서 팔로잉하는 이유를 밝히는 대목에서도 진지함이 엿보였다.
그는 때때로 "좋은 질문인 것 같다"고 질문자를 치켜세웠고, 습관적으로 답변의 서두나 말미에 '내 솔직한 답변'이라며 외국 언론과 팬들에게 진솔하게 다가가길 원했다.
프로 레슬러 챔피언 출신인 그는 "다음 생애에 태어나면 배우와 프로 레슬러 중에 배우를 택하겠다"며 "배우가 프로 레슬러보다 몸이 편한 직업이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드웨인 존슨은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진솔함(heartful)과 강인함(powerful)을 모두 갖춘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지난 15년간 배우 생활을 했는데 앞으로 더욱 다양한 배역을 맡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영화 '샌 안드레아스'에서 대규모 지진 속에서 이혼 직전의 별거 중인 아내와 외동딸을 구하려고 최악의 상황으로 뛰어드는 베테랑 소방구조팀장으로 분했다.
실제로 한 번의 이혼 경험이 있고, 13살의 외동딸이 있다고 밝힌 그는 이런 '약점'이 이번 배역을 소화하는데 적잖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존슨은 "실제로도 딸을 구해야 할 상황이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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