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의회, 온라인상 모욕 방지법 검토
페이스북 비난에 공무원 자살 사건이 계기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의 한 공무원이 '인종 차별을 당했다'는 내용의 페이스북 비난에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이스라엘 의회가 온라인 모욕 방지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28일 예루살렘 포스트와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무부 소속 인구이민국경관리위원회 간부인 아리엘 로니스(47)가 지난 23일 자신에게 총을 쏴 목숨을 끊었다.
로니스는 인종차별의 가해자란 의혹을 부인하며 "대중으로부터 받은 수모를 견딜 수 없었다"는 글을 남기고 자살했다.
이 사건은 에티오피아계 이스라엘인 여성이 지난 20일 내무부에서 겪었던 일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촉발됐다.
텔아비브 출신인 그는 "자녀 세명을 데리고 내무부에 갔다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다른 어머니들은 부모만 이용할 수 있는 짧은 줄에 대기하며 청사 내부로 신속하게 들어가는 데 비해 나는 다른 긴 줄 끝으로 가라는 얘기를 반복해서 들었다"고 적었다.
그는 또 로니스 매니저를 만나 자신이 다른 피부색 때문에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가 그로부터 '내 앞에서 꺼져'라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이 페이스북에 올린 이러한 내용의 글은 순식간에 7천명 이상에게 전파됐다.
로니스는 이후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고 대중의 비난을 받은 끝에 자살을 택했다.
이 사건 후 이스라엘의 일부 의원들이 온라인상에 모욕을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달 텔아비브에서 경찰관 2명이 에티오피아계 흑인 군인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인종차별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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