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자살 다리' 오명 쓴 청주 문의대교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투신자살 사건이 끊이지 않아 '자살 다리'라는 오명을 쓰게 된 충북 청주시 문의면의 문의대교. 청주시는 문의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바꾸기로 하고 난간 사이의 틈을 아크릴이나 알루미늄으로 막고, 여기에 감성적인 그림과 글을 새겨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15.5.28 jcpark@yna.co.kr |
'자살 다리' 오명 쓴 청주 문의대교에 감성 문구 걸린다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지난 20일 청주시 문의면 대청호에 A(50)씨가 물에 빠져 숨져 있는 것을 119구조대가 발견해 인양했다.
A씨는 가출 신고된 상태였고, 그의 차는 문의대교 인근에 있었다.
경찰은 그가 문의대교에서 20여m 아래 대청호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문의대교에서 투신자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2건이 발생했다.
작년에는 4건이 터졌다. 1980년 다리 완공 이후 거의 매년 '자살 뉴스'가 생산되는 곳이다. 마을 주민들이 '자살 다리'로 부른지는 오래다.
인적이 드문 곳에 있어 자살 기도자를 목격하고도 마음을 고쳐먹으라고 설득하기도 쉽지 않다.
폭 10m에 255m 길이의 문의대교는 한눈에 봐도 위험천만이다.
난간 높이는 110cm이지만, 도로 옆 턱을 밟고 올라서면 그 높이가 성인의 허리 수준으로 낮아진다.
과거에 난간에 앉아 있던 관광객이 대청호에 떨어져 숨지는 사건도 일어났다.
뻥 뚫린 난간 사이로 대청호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일각에서 안전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이유다.
그러나 애초 차량 전용으로 설계된 교량에 시설을 일부 보강한다고 해서 자살 시도를 막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청주시는 문의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바꾸기로 하고 최근 도로관리사업소, 경찰서 등 관계 기관과 협의에 나섰다.
이들 기관은 대대적인 개축보다는 감성적으로 접근해야 자살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경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난간 사이의 틈을 아크릴이나 알루미늄으로 막고, 여기에 감성적인 그림과 글을 새겨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 협찬을 받아 삶의 의지를 북돋우는 전광판을 설치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28일 "관계 기관들이 문의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시키자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안내판에 새길 글은 공모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