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합의 임박"…채권단 "풀어야 할 문제 많다"(종합)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그리스가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과 관련해 국제 채권단과 벌이는 협상 타결에 가까워졌다고 밝혀 '그리스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은 타결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말해 여전한 입장 차이를 나타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와 채권단의 실무협상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다시 시작됐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 있어 합의에 거의 다다랐다"며 "조만간 (협상 타결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도 추가 자금 지원을 위한 정책 점검과 예산 삭감과 관련한 초안 작성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과 관련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그리스의 유동성 위기는 점점 커졌고 당장 다음 달 5일 IMF에 갚아야 할 부채 3억유로(약 3천626억원) 마련도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가 다음 달 중순까지 IMF에 상환해야 할 부채는 12억2천500만유로(약 1조4천824억원)에 이른다.
협상 타결을 낙관하는 그리스와는 달리 채권단은 신중한 입장이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중요한 영역에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돔브로브스키스 부위원장은 "연금 개혁, 고용 문제는 물론 재정 부문 등 논의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도 "그리스에서 항상 합의에 가까이 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들을 때마다 다소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며 "3곳의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 사이의 협상이 실질적으로 더 많이 나아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협상 불발에 따른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를 우려해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그리스와 채권단이 모두 조금씩 위험을 떠안는 '더블 다운'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루 장관은 영국 런던정경대 연설에서 "그리스 위기가 가져올 고통을 생각할 때 양쪽 모두 잘못된 자신감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루 장관은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참석 전 영국에 들렀다.
G7 회원국인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오후부터 29일까지 사흘 동안 독일 드레스덴에서 세계 경제와 외환 규제 문제를 논의한다.
그리스 위기 문제는 회의의 공식 의제가 아니지만 부가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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