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쓰는 땅 사들여 게이트볼장 추진…14억원 날린 영동군

편집부 / 2015-05-28 11:19:07
대규모 체육시설 안 되는 보전녹지 매입해 설계 발주
△ 2015년 4월 26일 촬영한 영동군청 현판과 청사 현판

못쓰는 땅 사들여 게이트볼장 추진…14억원 날린 영동군

대규모 체육시설 안 되는 보전녹지 매입해 설계 발주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군이 게이트볼장을 조성하겠다며 운동시설 설치가 불가능한 땅을 사들여 14억여원의 혈세를 낭비하게 됐다.

28일 군에 따르면 영동읍 부용리 영동천 둔치의 게이트볼장이 수시로 물에 잠겨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자 영동읍 매천리 영신중학교 뒤에 새 게이트볼장을 짓기로 하고 2년 전 이곳의 땅 7필지, 1만729㎡를 14억2천800만원에 사들였다.

부족한 공간을 충당하기 위해 인접한 국유지 6천300㎡도 임대했다.

군은 이곳에 34억원을 투입해 10면의 게이트볼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 지난해 9월 설계용역을 발주하는 등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최근 사업부서인 영동군 시설사업소가 건축허가 부서와 업무를 협의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매입한 땅의 절반이 넘는 5천469㎡가 대규모 체육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보전녹지'로 묶여 있는 것을 뒤늦게 확인한 것이다.

보전녹지에서는 500㎡ 미만의 소규모 운동시설 설치만 허용된다.

게다가 임대한 국유지도 '하천부지'여서 운동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곳이다.

뒤늦게 문제를 파악한 군은 부랴부랴 설계를 중지시켰다.

그리고는 이 사업을 위해 지원받은 국비(5억7천만원)와 도비(6억6천500만원) 반납을 피하기 위해 올해 안에 사업에 착수해야한다며 대체부지 물색에 나선 상태다.

이 때문에 14억원이 넘는 땅값과 5천500만원의 설계용역비가 고스란히 낭비될 위기에 놓였다.

영동군의 관계자는 "땅을 매입할 당시 담당자 등이 관련 법률이나 행위제한 규정 검토를 소홀히 한 것 같다"며 "지난해 한차례 명시이월된 국비와 도비 지원금을 연내에 집행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대체부지를 찾는게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된 땅은 도시계획변경을 거친 뒤 다른 용도로 쓰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군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정처리에 대한 비난도 쏟아진다.

영동군의회 여철구 의장은 "사업에 적합하지도 않은 땅을 사들이고 설계 발주 때까지 이를 파악하지 못한 집행부의 무능 행정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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