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붉은광장에 내려앉은 서독 세스나기

편집부 / 2015-05-28 05:00:00


<역사속 오늘> 붉은광장에 내려앉은 서독 세스나기







(서울=연합뉴스) '소련의 방공망이 아마추어 비행사의 저공비행에 뚫렸다'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5월28일 소련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세스나 172P 경비행기가 내려앉자 서구 언론은 이렇게 대서특필했다. 만 18세 서독 청년 마티아스 루스트가 레이더 1만여개, 지대공 미사일 1만4천여발이 지키는 비행금지구역인 크렘린궁 앞 심장부에 사전 허가 없이 착륙하며 소련 당국을 발칵 뒤집어놓았기 때문이다.

루스트 사건의 파장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개혁·개방 정책과 맞물려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고르바초프는 방공망을 강화하는 대신 안보 책임을 물어 보수적인 군 간부들을 물갈이했다. 이는 결국 독일 통일과 소련 붕괴, 냉전의 종말로 이어졌다.

고향 함부르크 비행클럽에서 조종을 배운 루스트는 1986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미·소 정상회담을 보고 '동서 양 진영의 평화를 위한 가교가 되겠다'는 소명감에 사로잡혔다. 핀란드 헬싱키 공항을 떠나 모스크바까지 700㎞를 날아가는 동안 소련 방공망에 포착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1983년 대한항공 747기를 격추했다가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 소련 전투기는 선뜻 세스나기를 공격하지 않았다. 괴짜 청년 루스트는 1988년 8월 영웅이 되어 귀국했지만 여자 동료를 흉기로 찔렀다가 다시 철창신세를 졌고, 이후 포커선수·투자 분석가 등으로 변신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오늘의 소사(小史)

- 1905년 = 러시아 발트함대, 일본 해군에 대패

- 1964년 =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창립

- 1980년 = 장훈 선수, 일본 프로야구 사상 첫 3천 안타 기록

- 1989년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결성

- 1990년 = 북한, 36년 만에 처음으로 6·25 미군 유해 5구 인도

- 2008년 = 네팔 왕정 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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