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언론 '도청 스캔들' 매개로 메르켈 직접 겨냥

편집부 / 2015-05-27 18:35:06

독일 언론 '도청 스캔들' 매개로 메르켈 직접 겨냥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언론이 이른바 '도청 스캔들' 파생 의혹을 두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직접 겨냥했다.

도청 스캔들은 독일 연방정보국(BND)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을 도와 유럽 이웃국가 기업과 정보기관, 유럽연합(EU)을 사찰했다는 의혹 사건이다.

이 스캔들이 번지자 2013년 9월 총선을 앞둔 그해 8월 독일이 미국과 상호 스파이 방지협약을 체결할 것처럼 밝힌 로날트 포팔로 당시 총리실장의 발표가 선거용 거짓말이었다는 파생 의혹이 불거져 또 다른 논란으로 확산됐다.

도청 스캔들 보도를 주도하고 있는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27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는 미국이 협약 체결을 약속하지 않고, 그저 가능성을 검토하는 수준의 입장을 가졌음을 알았지만 협약이 체결될 것처럼 측근들이 발표하는 것을 그냥 두었다고 보도했다.

SZ는 그해 8월 5일 독일 정부 대표단이 미국을 찾아가 협약 체결 문제를 논의하고 이틀 후인 7일 메르켈 총리와 기도 베스터벨레 당시 외교장관이 미국의 그런 태도를 인지했다고 전하고, 그럼에도 포팔로 총리실장이 12일 미국이 협약 체결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정부는 포팔로 실장 외에 메르켈 총리 대변인이자 정부 대변인인 슈테펜 자이베르트 역시 BND와 NSA 사이에 협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공영 라디오 도이체벨레가 보도했다.

당시는 에드워드 스노든이 독일 정부와 시민들을 포함한 광범위한 대상을 NSA가 사찰했다고 폭로하면서 독일도 예외없이 세계 각 국과 마찬가지로 큰 충격을 받고 있던 때였다. 따라서 미국과 독일 간 상호 스파이 방지협약 체결 이슈는 독일 민심을 안심시키는 주요 소재였다.

최근 메르켈 총리는 포팔로 총리실장의 협약 체결 발표는 선거용 거짓이었다는 보도에 대해 "모든 이들은 각기 자신이 아는 지식과 양심에 따라 일한다"라며 사안 자체에 대한 즉답을 우회하면서 "그것은 현재의 총리실장도, 또한 전임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측근들을 엄호한 바 있다.

진보 언론으로 분류되는 SZ는 공영 방송 WDR, NDR과 합동 취재를 통해 이번 기사를 포함한 일련의 보도를 쏟아내며 도청 스캔들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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