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화합의 랜드마크로 출발'…울산대교 시민개방

편집부 / 2015-05-26 16:19:03
남구∼동구 최단거리 연결 '산업수도' 재도약 기대
고래잡이 전진기지 장생포-방어진 중심 관광산업 활성화도
△ 울산대교 시민개방의 날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6일 오후 울산대교에서 열린 '준공 기념 시민개방의 날' 행사에 참가한 김기현 울산시장 등 내빈과 시민이 울산대교 위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남구와 동구에서 각각 출발한 남·동구 주민들은 대교 가운데서 만나 악수를 하며 즐거움을 나눴다. 2015.5.26 yongtae@yna.co.kr

'소통과 화합의 랜드마크로 출발'…울산대교 시민개방

남구∼동구 최단거리 연결 '산업수도' 재도약 기대

고래잡이 전진기지 장생포-방어진 중심 관광산업 활성화도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 울산의 자랑, 울산대교를 향해 출발!"

26일 울산대교 준공 기념 시민개방의 날 행사는 김기현 울산시장의 외침과 함께 시작됐다.

울산대교 남구 쪽에서는 남구 주민 1천 명, 동구 쪽에서는 동구 주민 500명이 중심이 돼 양쪽에 기관장과 내빈, 초청 인사 1천150명이 동참했다.

사회자의 신호에 따라 동시에 양쪽에서 출발한 이들은 교량 길이 1.15㎞의 울산대교의 한가운데에 임시로 설치된 중앙무대에서 만나 함께 어우러졌다.

시장과 장애인, 장애인과 보훈가족, 보훈가족과 다문화가족, 다문화가족과 울산시민은 불볕더위 속에서도 손에 손을 잡고 대교의 중앙을 향해 걸었다.

자동차 전용교량인 울산대교는 29일 준공을 앞두고 이날 처음 사람의 발길을 받아들였다.

풍물패의 신나는 공연과 지신밟기 한마당이 펼쳐지는 해상 70m에 떠있는 다리 한가운데에서, 남구와 동구 주민들은 함께 어우러지며 소통과 화합을 약속했다.

울산대교가 단순한 토목 구조물에서 소통과 화합의 상징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초청 인사는 울산대교 주탑과 주탑 사이의 길이 1천150m를 의미하는 숫자다.

울산대교는 총 5천398억원을 투입해 남구 매암동∼동구 일산동을 잇는 길이 8.38㎞(본선 5.62㎞, 연결로 2.76㎞), 왕복 2∼4차로 규모다.

이중 울산대교 교량 구간은 현수교로 두 개의 주탑이 설치됐다. 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단경간)가 1천150m로 세계 3번째, 국내에서는 가장 길다.

주탑의 높이는 203m다. 양쪽으로 강한 케이블 다발들이 주탑과 주탑 사이를 팽팽하게 당기고 있다.

주탑 구조물은 보는 사람을 압도할 정도로 웅장하다. 동시에 인간의 힘에 대한 경외감도 느껴진다.

이런 종류의 경외감은 교량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교량 아래 동구와 남구 양쪽은 1962년부터 우리나라 경제를 주도했던 산업현장이 여전히 힘차게 역동하고 있다.

동구 쪽으로는 현대중공업의 크레인과 건조 중인 선박, 현대자동차 공장과 선적부두에 끝없이 주차된 차량들이 눈에 들어온다. 남구 쪽으로는 열기를 내뿜는 SK에너지를 비롯한 국내 유수의 석유화학업체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서쪽으로는 울산의 도심 생태환경의 젖줄 태화강이, 동쪽으로는 울산항과 동해 수평선이 한눈에 보인다.

울산대교는 태화강과 동해, 공단과 항만, 울산의 도심 등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색다른 조망을 선물했다.

"남구와 동구를 이동하려면 약 20㎞를 돌아가야 했는데 울산대교 개통으로 전체 약 6㎞, 6∼7분 내외에 통행할 수 있게 되었다"라는 사회자 멘트가 들린다.

물류경제의 흐름이나 지리적 편리함과 함께 과거와 바뀐 것은 또 있다.

울산대교는 '고래관광 벨트'인 남구 장생포와 동구 방어진을 연결해 고래잡이로만 알려진 울산을 고래관광지로 전환할 핵심 키워드라는 것이 울산시의 설명이다.

6천년 전 선사인들은 울산대교 아래 바닷길을 따라 태화강 상류까지 거슬러 올라온 고래를 잡아먹고 살았다.

태화강 상류인 울주군 언양읍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그림이 그 증거다.

꼭 70년 전인 1946년 울산 남구 장생포에는 국내에서 유일한 고래잡이 전진기지가 세워지면서 근대 고래잡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울산 동구 방어진에서도 1948년 고래잡이가 성행했다.

30년 전인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포경 유예(모라토리엄) 조처를 내리면서 울산 즉, 국내에서 고래잡이는 중단됐다.

울산 남구는 고래잡이 대신 장생포에 고래박물관과 고래문화마을을 만들고 고래바다 크루즈선을 도입해 고래관광산업을 시작했다.

울산 동구는 방어진을 해안관광지로 만들고 대왕암 공원을 고래해양관광지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장생포와 방어진이 연결되면 고래관광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울산시는 기대하고 있다.

울산대교 앞에 펼쳐진 동해는 '울산귀신고래회유해면'이다. 이 흥미로운 이름은 과거 '귀신고래'(극경·克鯨)가 해안 가까이 자주 출몰하던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문화재청이 1962년 천연기념물 제126호로 지정한 바다다.

몸길이 16m에 무게가 45t이나 되는 대형 수염고래류인 귀신고래는 1977년 1월 3일 울산 방어진 앞바다에서 2마리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지금까지 종적을 감췄다.

장생포 고래연구소는 혼획(混獲. 우연히 그물에 걸려 잡히는 것) 되거나 생존 또는 죽은 귀신고래를 발견해 신고하면 1천만원을, 귀신고래가 유영하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고래연구소에 제공하면 500만원의 포상금을 준다.

지금은 귀신고래 대신 돌고래떼가 4월부터 10월까지 장생포와 방어진 앞바다에 출몰하고 있다.

울산대교는 이처럼 고래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곳에 건설됐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첨단 공법과 조형미로 돋보이는 울산의 랜드마크가 개통된 것을 시민과 함께 축하한다"라며 "물류수송 체계의 변화, 산업 경쟁력의 강화,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에 활기가 넘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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