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여왕 만나러 오세요"…곳곳에서 장미 축제들
올해 30회째 맞은 용인 에버랜드 장미축제 등 다채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 잠자는 나를 깨우고 가네요/ 싱그런 잎사귀 돋아난 가시처럼/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계절의 여왕이 5월이라면, 꽃의 여왕은 무엇일까? 물론 그건 장미다. 사랑과 열정의 상징. 뇌쇄적 아름다움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두루 사랑받는다. 사람이나 꽃이나 일단 잘 생기고 볼 일인가.
빼어난 미모 덕분에 장미를 예찬하는 노래나 시도 많다. 그룹 4월과5월이 부른 '장미'도 그중 하나. 대표적 7080가요곡 중 하나인 이 노래는 4분의4박자 고고 음률로 청춘의 가슴을 사뭇 설레게 한다.
장미의 계절 5월을 맞아 곳곳에서 관련 축제들이 현란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달 하순만 해도 곡성세계장미축제, 울산장미축제, 서울대공원 장미원축제, 원주장미축제 , 조선대 장미축제 등이 잇달아 축포를 쏘아 올렸거나 쏘아 올릴 예정이다.
겹꽃 화려한 장미는 특히 서양문화권에서 그 사랑이 지극했다. 그리스 시대와 로마 시대 때는 미와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와 비너스의 상징화였고, 잉글랜드는 장미를 나라꽃으로 지정했다. 15세기 영국에서는 하얀 장미를 앞세운 요크 가문과 빨간 장미를 내세운 랭커스터 가문 사이에 30년 장미전쟁이 벌어질 정도였다.
장미에 대한 애착은 서양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단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80년대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남녀·지역·직업·연령을 초월해 가장 사랑받는 꽃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
이 같은 사랑의 열기 속에 장미 축제가 도처에서 경쟁하듯 펼쳐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하겠다. 장미꽃 축제의 효시로 불리는 용인 에버랜드 장미축제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을 만큼 역사가 깊다.
싱그러운 신록과 청춘의 계절을 맞아 연인이나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장미축제 나들이에 나서보면 어떨까. 노랫말처럼 장미꽃의 멋과 향에 취해 동화 속 왕자가 부럽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모습이 장미꽃같아/ 당신을 부를 때 당신을 부를 때/ 장미라고 할래요/ 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 잠 못 이룬 나를 재우고 가네요/ 어여쁜 꽃송이 가슴에 꽂으면/ 동화 속 왕자가 부럽지 않아요"(가요 '장미' 중)
● 곡성 세계장미축제 = '향기·사랑·꿈'을 주제로 한 제5회 곡성장미축제는 지난 22일 개막해 오는 31일까지 열흘간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진행된다.
세계장미협회가 선정한 유럽, 미국 등 '1004종'의 세계우수 장미들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 장미 3만7천500여 그루가 4만㎡ 공원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장미꽃 전시와 함께 요술랜드, 4D 영상관, 미니기차 등 관광시설과 국악 공연, 동요 무대, 무용 공연 등 즐길거리 또한 풍성하게 준비했다. 곡성군 관계자는 "개막 나흘째인 25일 현재 10만명이 넘는 유료 관람객이 찾아왔다"며 고무된 표정을 짓는다.
● 울산대공원 장미축제 = 지난 23일 막을 올린 울산대공원 장미축제는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주제는 '품격 있고 따뜻한 장미 도시 울산'으로 내걸었다.
오는 31일까지 펼쳐지는 축제에서는 5만5천 그루 300만 송이의 장미꽃을 즐길 수 있다. 선명한 진홍빛의 '잉그리드 버그만', 고운 핑크빛의 '에덴로즈85', 풍부한 꽃잎의 '샬리 홈즈' 등 다양한 장미들이 각기 그 자태를 맘껏 뽐낸다.
물론 장미댄스 페스티벌, 장미축제 퍼레이드, 로즈밸리 콘서트, 행복장미 스튜디오, 꽃 작품 전시회, 행복카페&행복장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준비됐다.
● 서울대공원 장미원 축제 = 역시 23일 개막된 서울대공원 장미원축제는 서울에서 쉽게 가볼 수 있다. 6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축제에서는 오후 9시까지 293종 3만 4천700그루의 장미가 5만 4천여㎡의 꽃밭에 화려하게 피어난 광경을 볼 수 있다.
25일 현재 개화율은 30%가량. 서울대공원측은 30일 무렵이면 만개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했다. 매주 한 쌍을 선정해 프러포즈하게 하는 '사랑은 장미원에서' 이벤트가 매주 일요일 오후 7시30분 진행된다. 토요일 오후에는 댄스 강사의 강습 후 관람객들이 함께 춤추는 '장미원 댄스홀' 행사가 열린다.
● 용인 에버랜드 장미축제 = 이곳 장미축제는 1985년에 시작해 올해로 30년째를 맞았다. 우리나라 대규모 장미축제의 효시인 셈. 지난 8일 막이 올라 6월 14일까지 계속된다.
30주년인 만큼 축제는 예년보다 더 다채롭고 풍성하다. 축제의 주인공인 장미 670여종 100만 송이가 전시되고 밤에는 장미 모양 조형물에 LED 불빛이 들어오는 2만 송이의 'LED 장미'가 화려하게 빛을 발산한다.
구창모, 남궁옥분 등 7080 가수들이 등장해 추억의 팝·가요 콘서트를 꾸몄고, '인생은 아름다워', '건축학개론', '마당을 나온 암탉', '로봇 태권V'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도 6월 6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저녁 7시30분에 상영된다.
● 기타 장미축제 = 원주 장미축제는 29일부터 31일까지 원주시 단계공원의 장미공원에서 열릴 예정. 장미꽃 감상과 함께 풍물놀이, 댄스 페스티벌, 장미 꽃다발 콘테스트, 장미가요제 등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지난 22일 개막한 광주의 조선대 장미축제는 30일까지 이어지며 220여종 1만8천 그루의 장미를 감상케 하는데 태권도 시범, 밸리댄스와 통기타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올해로 13회째.
이와 함께 29일부터 6월 7일까지는 고양 호수장미 페스티벌이 열린다. 지난 10일 끝난 고양국제꽃박람회의 연장선에서 열리는 터라 규모는 비교적 조촐하게 꾸리게 된다고. 원주장미축제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예정돼 있고, 서울 중량구가 기획한 서울장미축제도 같은 기간에 중량천변 장미터널에서 개최된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