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클라우드 돌풍…맥주시장, 3강구도로 바뀌나
클라우드 1분기 점유율 3%…오비맥주, 9년만에 매출감소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돌풍으로 국내 맥주시장 판도 변화가 뚜렷하다.
클라우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맥주시장이 수십년간 유지돼온 '오비맥주 대 하이트진로'의 양강구도에서 3강 구도로 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카스를 주력군으로 하는 오비맥주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AB인베브는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한국의 맥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약 4% 감소했다"며 "치열한 경쟁 때문에 점유율이 하락한 결과"라고 밝혔다.
비상장사인 오비맥주는 금융당국에 연 1회 감사보고서만 제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계 사모펀드 KKR로부터 벨기에 주류업체 AB인베브로 넘어간 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AB인베브 분기보고서가 제출되면서 올 1분기 매출 감소 사실이 공개됐다.
부동의 맥주시장 1위였던 오비맥주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9년만이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이 8년만에 감소하고 매출증가율이 3%에 그친데 이어 올들어서는 역성장까지 하게 된 것이다.
관심을 끄는 건 오비맥주가 올 1분기에 국내 시장 점유율 60%를 수성했느냐 여부다.
업계에선 하이트진로가 37∼38%, 롯데주류가 3%를 차지하면서 오비맥주의 시장 점유율이 이미 60% 밑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 1분기 영업이익 26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8.6%, 매출액도 4천310억원으로 5.3% 늘었다고 공개했다.
하이트진로는 1993년 하이트맥주, 2006년 맥스, 2010년 드라이 d, 2013년 퀸즈에일, 2014년 뉴하이트, 올해 크림생 올몰트·맥스 올몰트 등 새제품을 내놓으며 맥주 소비자를 공략해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뉴하이트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아 큰 폭으로 성장했으며 올 몰트 맥주인 맥스가 꾸준한 성장세"라고 설명했다.
맥주시장에 첫 진출한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는 급성장세다.
지난해 선보인 클라우드는 196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올 1분기 시장점유율이 3%에 달한다. 맥주시장 점유율을 1% 포인트 올리려면 2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이 들 정도로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롯데주류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대형마트에서 편의점까지 장악한 그룹 계열사들의 방대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다.
코리아(Korea)와 맥주 거품을 형상화한 구름(Cloud)을 결합한 클라우드는 독일의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공법을 사용, 알코올 도수 5도의 프리미엄 맥주로 지난해 4월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카스맥주의 소독약 냄새 파동으로 오비맥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는 반면, 하이트진로의 뉴하이트가 약진하고 있고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도 성장세가 가팔라 올해 맥주시장의 판도 변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정용 맥주 시장을 공략해온 롯데주류가 올해 공장 증설을 계기로 유흥업 시장에 진출할지 여부 역시 판도 변화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이트진로는 꾸준한 리뉴얼(renewal)로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며 오비맥주 역시 반전 카드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카스 이외에 새 제품을 내놓지 않은 오비맥주가 새 제품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오비맥주가 버드와이저·레페·스텔라·코로나 등 모회사인 AB인베브의 맥주를 수입해 반전을 꾀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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