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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버설뮤직 제공>> |
김다솔 "혼자 간직했던 비밀 터놓는 무대랍니다"
슈만·쇼팽으로 내달 첫 리사이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슈만과 쇼팽은 너무나 아끼는 곡들이어서 항상 집에서 혼자 연주했어요.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무대 위에서 청중들에게 터놓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답니다."
한국의 대표적 젊은 클래식 연주자 중 한 명인 피아니스트 김다솔(26)이 내달 첫 독주회를 연다. 그가 평소에 가장 사랑하고 즐겨 연주하지만 정작 무대에는 자주 올리지 않았던 슈만과 쇼팽의 작품들과 함께다.
전반부에는 슈만의 피아노 소품 '유모레스크'와 '아라베스크', 후반부에는 쇼팽의 '발라드' 전곡을 연주한다.
슈만의 곡들은 최근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된 첫 앨범 '다솔 김 플레이즈 슈만'(Dasol Kim Plays Schumann)에 담기도 했다. 쇼팽의 '발라드'도 김다솔이 이번 음반 수록을 고려했던 각별한 작품이다.
최근 독일에서 전화를 받은 김다솔은 "마치 늘 곁에 두었던 아이를 처음으로 유치원 보내는 느낌"이라며 설레고 기대되면서도 긴장되는 복잡한 기분을 털어놨다.
"여러 작곡가의 작품을 보고 듣고 연주하다 보면 마치 아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내가 누구와 좀 더 친한지 알게 되죠. 저와 가장 가까운 작곡가가 바로 슈만입니다. 그동안은 혼자서만 즐기고, 다른 사람에게는 들려주기 싫은 존재였어요. 그런데 이번에 음반을 내면서 어떤 작품을 연주할지 고민하다 이 곡들을 들려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감성적인 슈만의 작품에 매료됐다. '발라드'는 그가 초등학생 때 처음 들은 쇼팽의 작품이다. 쇼팽의 피아노곡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슈만은 엄청난 감성이 매력이죠. 연주하다 보면 어떤 감정을 표현한다기보다는 감정의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아요. 당장 1초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연주할 때 즉흥성이 필요한 것도 저를 사로잡죠. 쇼팽의 발라드 1번을 처음 들었을 때 받은 신선한 충격도 잊을 수 없습니다."
부산 출신의 김다솔은 다른 연주자들에 비해서는 늦은 나이인 11세에 피아노를 시작했지만, 2006년 나고야 국제음악콩쿠르 우승, 통영 윤이상 국제콩쿠르에서 2위 등을 차지하며 곧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16세의 나이로 라이프치히 국립음대에 입학하며 독일로 건너갔고, 현재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수학 중이다.
2008년 지휘자 미하엘 젠덜링과 함께 모차르트 협주곡으로 독일 전역에서 공연하는 등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했고, 2011년 '금호아트홀 라이징 스타 시리즈'를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 관객과 만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음반을 내고 정식 독주회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음반은 한번 만들면 그대로 남는 것이어서 많이 두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안이 들어와도 '좀 더 나아지면, 내년이 되면' 하며 미뤄왔죠. 독주회도 그런 생각으로 서두르지 않았어요. 그런데 20대 중반이 되고 나니 '완벽한 음악가'라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음반이란 완벽한 연주를 담는 것이 아니라 한 음악가의 기록처럼 느껴지기 시작한거죠."
그는 "피아니스트가 무대에 어떤 작품을 올릴 때는 청중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혼자 즐길 때의 연주에서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며 "항상 같이 했던 이 작품들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변해갈지 저 자신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연주자로서 저의 목표는 단순해요. 무대에서 항상 솔직할 수 있는 거죠. 꾸밈없는 저 자신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음악을 추구합니다."
공연은 내달 15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관람료는 3만∼5만원. 문의 ☎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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