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인 8만명 먹여살린다…간첩 기소에 반발
"中기업 미국 진출에 부담"…미국내 중국위협론 부상 우려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미국 법무부가 텐진대 교수 등 중국인 6명을 산업스파이로 기소한 것을 두고 중국이 대미 직접투자의 긍정적 효과를 부각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2일 중국의 포털 텅쉰(騰迅) 등은 미중관계전국위원회와 미국의 리서치회사 로듐이 공동으로 낸 '새로운 이웃, 중국의 대외투자연구' 보고서를 인용, 중국 기업들은 지난 2000년 이후 작년까지 460억달러(50조원)를 미국에 투자해 1천500개 이상의 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대미투자 규모는 2020년까지 1천억∼2천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또 중국의 투자가 미국에서 8만명의 고용을 창출했으며 이는 2020년까지 20만∼40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텅쉰은 양국간 이해증진을 위한 비영리기구인 미중관계위원회 의장 스티븐 오를린의 말을 인용해 "한방울씩 떨어지는 물이 개울이 됐고 이제는 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국의 대미투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영국, 독일, 프랑스, 홍콩, 일본 등에 비해서는 뒤져 있다. 중국의 대미투자는 외국의 대미 전체 투자 6조3천500억달러의 1%에도 못미친다.
여기에는 미국이 첨단기술 투자를 제한하는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법무부가 최근 중국인 6명을 산업스파이로 기소한데 대해 중국 언론들은 또다시 미국내에 중국위협론을 부각시키려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이번 간첩 사건 이외에 중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국 진출에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텅쉰은 전했다.
텅쉰은 한 사례로 2012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풍력 사업을 하겠다는 랄스사의 투자 건을 미국 정부가 거부한 사례를 소개했다.
랄스는 중국 최대 중공업회사로 풍력 터빈을 만드는 싼이(三一)중공업 임원 2명이 소유한 회사로, 오리건주 해군시설 인근에 부지를 매입해 풍력 사업을 추진했다.
중국에서 자동차유리를 생산공급하는 푸야오(福耀)그룹의 차오더왕(曺德旺)은 "해외투자는 정치적으로 좌우돼서는 안되며 전적으로 기업의 유불리를 따져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리하이둥(李海東) 교수는 1999년 미국의 핵무기 관련 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체포됐다고 풀려난 리원허(李文和)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결국 이 사건이 오판으로 드러났지만 중국위협론의 분위기 조성에 성공했고 대중 강경론자들에게 명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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