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친서' 든 日방중단, 중일관계 개선 마중물되나
(상하이·홍콩=연합뉴스) 한승호 최현석 특파원 = 일본 정치인과 기업인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사절단의 중국 방문이 꽁꽁 얼어붙은 중일관계 개선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총무회장이 3천명으로 꾸려진 '일중관광문화교류단'을 이끌고 21일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 도착해 후춘화(胡春華) 광둥 당서기를 만나는 것으로 1주일간의 방중 교류활동을 시작했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일본인들이 이처럼 단체로 중국을 방문하기는 2013년 9월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국유화 조치 이후 영유권 분쟁으로 인한 긴장이 고조되며 중일관계가 급격히 악화한 이후 사실상 처음이자 최대 규모다.
특히 이들은 23일에는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회를 갖고 방문단 대표들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을 만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서 '관광문화교류' 이상의 의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 19일 총리관저에서 중국을 방문하는 니카이 회장을 면담하면서 중국 고위층에게 전달할 친필 서신을 맡겼다고 전날 홍콩 명보(明報)가 일본 교도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의 저우융성(周永生) 교수도 "서신은 시 주석에게 전달될 것"이라며 "중국 측도 인민대회당에서 니카이 회장 일행을 환영할 예정이며 시 주석이 방문단을 접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이 겉으로는 민간 관광·문화 교류를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정치적인 방문"이라며 "일본 측은 40여개 행정구역 의원이 모두 참석했으며 중국도 이번 교류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친서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양국관계 개선에 대한 메시지가 담겼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반둥회의 60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별도 회담을 하고 중국과 관계 개선의지를 표명해 양국관계가 해빙기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일본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참여하지 않았고 중국은 오는 9월로 예정된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열병식'으로 일본을 압박하는 등 긴장감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양국은 내달 재무장관 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고위급 대화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최근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지난 1∼4월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132만9천3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9%나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중국인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1월만해도 일본을 찾은 한국인이 중국인보다 많았지만 2월부터 역전된 뒤 같은 상황이 3개월째 이어지는 등 양국간 인적 교류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과 갈등하는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앞장서 온 니카이 회장이 이끄는 대규모 방중단의 이번 행보가 양국관계 개선의 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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